‘게스트하우스’ 틈새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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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저렴한 숙박시설인 게스트하우스가 부동산 틈새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 인근에 사는 김모(42·여)씨는 지난 2월 단독주택 두 채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게스트하우스 사업을 시작했다. 본인이 살고 있던 집과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00만원을 주기로 하고 빌린 인근 주택을 활용했다. 외국인이 쓰기 편리하도록 3000만원을 들여 리모델링도 했다.

 평소 외국문화를 좋아하는 김씨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수입까지 생겨 일석이조인 셈”이라며 흐뭇해했다.

 # 수익형 임대사업을 물색하던 손모(50·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성형외과가 즐비한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최근 게스트하우스 문을 열었다. 성형수술 원정을 많이 오는 일본인·중국인 등이 주된 고객이다. 이들은 수술기간 동안 국내에 머물러야 하는데 호텔 숙박비가 비싸다 보니 비용이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많이 찾는다.

 손씨는 “호텔 못지 않은 쾌적한 시설에 숙박비도 저렴해 성형수술을 하기 위해 한국에 오는 외국인 여성들 사이에서 벌써 입소문이 났다”며 기대에 부풀어 있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게스트하우스가 틈새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소액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수익률이 쏠쏠하기 때문.

게스트하우스는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하는 저렴한 숙소를 말한다. 한 방에 2층 침대가 여러 개 들어가는 ‘도미토리’형이 대부분이다. 주방과 화장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숙박비가 하룻밤에 1인당 3만~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현재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는 100여 곳. 주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나 관광지·쇼핑상권 인근이나 공항 이용이 편리한 지역에 몰려있다. 서울 홍대 인근의 마포구 합정동·서교동 일대와 종로구 계동·동숭동, 중구 명동·남산동 등이다.

 최근에는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성형 수술을 받기 위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주로 찾는 압구정동, 쇼핑몰이 밀집한 동대문 일대가 유망지역으로 관심을 끈다.

 게스트하우스의 투자성은 어떨까. 앞서 언급된 김씨의 경우 침대 14개를 갖춘 게스트하우스를 꾸미는 데 총 2억5000만원이 들어갔다. 침대 1개당 1박 숙박비가 4만원. 공실을 감안해 객실 가동률을 60%로 가정하면 월 수입이 1008만원이다.

 유지·관리비 등 매월 비용 470만원을 제외하면 한달에 538만원이 남는 셈이다. 2억5000만원 투자비용 대비 연수입이 25%(세금 제외)에 달하는 셈이다. 소형주택 건설 전문업체인 코쿤하우스 고종옥 대표는 “게스트하우스는 살던 집을 개조하거나 단독·다세대 주택 등을 임차해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반인들에게 단순히 임대하는 것보다 수익률이 2~3배 정도 더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무작정 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리모델링 비용 등 투자비용이 만만찮은 데다 월세가 비싼 지역에서 주택을 빌려 운영할 경우 공실이 많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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