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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놀이문화 세우기 보고서 '놀자 깨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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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노는 걸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놀려면 제대로 놀아야 한다. 그런데 제대로 놀기란 참 힘들다.

특히 '워커홀릭(workaholic) ' 을 알게 모르게 강요하는 우리 사회에서 '잘 노는 법' 을 배우며 자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맹점을 비집고 들어서는 도발적 제목의 신간『 놀자 깨자 비틀자 』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한마디로 '잘 놀아보자' 는 것이다.

생각하고 일하고 노는, 인간의 기본적인 세 가지 활동을 나누지 말고 조화시키자는 주장이다.

교육에서 부르짖는 '전(全) 인격적 인간' 은 이 세 가지가 화학적으로 잘 어우러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글감이 된 것은 1999년 문화관광부가 국고를 지원한 민.관 합동축제인 '새천년 청소년 문화축제' 다. 이 책은 당시 '민(民) ' 측 대표로 이 축제에 참여했던 저자들의 '축제 백서' 다.

이 행사는 관에서 비용을 부담하고 기획은 순수 민간에서 담당한다는 이유로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물론 저자들이 구절구절마다 고백하며 때로 가슴을 치듯 시행착오는 무수히 많았다.

가령 '점 빼세요' 사건에서 명백하듯 홍대 앞 언더그라운드 출신들로 구성된 기획단과 문화부 공무원들의 생각 차가 극심했다.

축제 준비에서 뒷마무리까지 고정관념과 관습의 높은 벽과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제대로 된 놀이문화를 세워보겠다는 젊은이들의 의지가 결국 그들을 막아섰던 벽보다 견고했음을 증명했다.

저자들은 '미션 임파서블' 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또라이 정신' 으로 무장하고 '네트워크형 잔치결사체' 를 만든 덕이라고 말한다.

또라이 정신? 책에서 인용된 연세대 조한혜정 교수의 말로 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 "유연함과 상상력으로 일과 놀이의 이분법을 깨는 젊은이들이 문명의 전환기를 주도할 것" 이라는 예측 말이다.

"놀려는 것이야말로 힘들구나. 놀려고 애쓸 수록 더 그렇고…" 라는 이들의 깨우침은 '애쓰면 잘 놀 수 있다' 는 희망을 역설한다.

거침없이 솔직한 글솜씨 덕분에 한달음에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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