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배기가스 1급 발암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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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디젤엔진 배기가스를 종래의 2A 등급 발암성 물질에서 1등급 발암물질로 상향 조정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디젤 배기가스는 담배·석면처럼 명백한 발암물질로 간주돼 디젤 자동차 산업 등 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IARC는 "과학적 증거를 조사한 결과 디젤 배기가스가 폐암의 원인이 되고 폐암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IARC는 1989년 디젤엔진 배기가스를 2A 등급, 가솔린엔진 배기가스를 2B 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지난해 5월엔 휴대전화의 전자파를 2B 등급으로 지정해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번에 IARC가 23년 만에 디젤 매연의 발암물질 등급을 높이는 근거가 된 것은 지난 3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발표한 논문이다. NCI는 1만2000여 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디젤 매연 노출과 폐암 사망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REC(respirable elemental carbon)라는 디젤 매연물질에 더 많이, 더 오래 노출될수록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별개로 198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REC 노출과 폐암 사망 간의 밀접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IARC 연구팀도 유럽·캐나다에서 실시된 모두 11가지 연구결과를 분석한 결과 일생 동안 디젤 매연에 가장 많이 노출된 근로자들이 직업적으로 이 같은 물질에 노출된 적이 없는 사람들보다 폐암 발병 위험이 31%가량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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