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톨리나 바이러스, 마음 놓아도 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8일 밤, 유럽의 바이러스 백신 전문가들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것으로 여겨졌던 이탈리아판 러브 버그가 봉쇄된 것 같다고 밝혔다.

미국의 바이러스 백신 업체인 트렌드 마이크로(Trend Micro)는 지난 7일 ''카르톨리나(Cartolina)''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바이러스가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있는 10개 기업들을 공격했으며, 전세계로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유럽의 벤더들은 지난 8일 이 바이러스가 아직까지는 다른 기업들을 공격한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영국의 바이러스 백신 업체인 소포스(Sophos)는 단 한 건의 보고를 받았을 뿐이다. 핀란드에 소재한 벤더인 에프 시큐어(F-Secure)는 단지 몇 건의 사건들만을 보고하고 있으며 바이러스 백신업체인 시만텍은 자사 고객들은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 바이러스가 이탈리아어로 제작됐기 때문에 발생지인 이탈리아 밖에서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들은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에프 시큐어 제품 컨설턴트인 폴 브레틀은 "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확산되는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는 시점이 되기 전까지는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카르톨리나는 작년 5월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러브 버그의 변종이다. 이 바이러스는 비주얼 베이직 e-메일 첨부 파일 형태로 등장한다. 첨부 파일명은 CARTOLINA.VBS이며 감염된 컴퓨터 시스템에 있는 모든 e-메일 주소로 확산되도록 설계됐다. 또한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홈페이지를 이탈리아 음악 웹사이트인 http://www.vije.it로 변경시킨다.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e-메일의 제목란에는 "C''?una cartolina per te!"라고 기록돼있는데 이것은 ''당신에게 한 장의 엽서가 왔습니다''라는 의미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러브 버그 및 그 변종으로 야기된 혼란과 손상으로부터 교훈을 얻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바이러스 백신업체인 메시지랩(MessageLab)의 조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의 낯선 e-메일을 열어볼 것이라고 한다.

바이러스 백신 기업인 소포스의 CTO인 그래햄 클룰리눈 "''안전한 컴퓨팅''을 실행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카르톨리나에 감염되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발신자가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사림인 경우, 사람들은 예기치 않은 첨부파일을 더블 클릭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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