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지구 한 단지의 30% 경매처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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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인천 경제자유구역 아파트가 법원경매에 대거 쏟아지고 있다. 한 단지에 3분의 1이 경매에 나오기도 한다. 제3연륙교 등 각종 개발사업이 좌초되면서 경매시장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이 지난 2009년부터 인천 송도·청라·영종경제자유구역의 경매물건을 조사한 결과 경매 물건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종지구는 2009년 15건에서 2011년 120건으로 8배 증가했고, 송도지구는 2009년 29건에서 95건으로 3배 넘게 늘어났다.

올해는 5월까지 경매 물건수가 영종·송도가 각각 58건, 5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매 물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2011년 입주를 시작한 청라지구는 아직 경매로 나온 물건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낙찰가율도 하락세 두드러져

이같은 경매 물량 증가는 수요자들이 분양 당시 무리한 대출로 인해 아파트를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이후 제3연륙교 건설이 무산되고 기반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는 등 각종 개발사업마저 좌초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자 경매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영종지구에는 아파트 단지의 무더기 경매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종어울림2차 아파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45건이 경매로 나온 상태다. 전체 160가구 중 3분의 1 가량이 경매 나온 셈이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역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영종지구 낙찰가율은 2009년 81.4%에서 무려24% 포인트 떨어진 57.4%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종지구 낙찰가율은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73%)보다도 훨씬 낮다. 앞으로 경매 진행되는 물건 가운데도 경매가가 감정가에서 반값 이하로 떨어진 물건이 대거 포함돼 있다.

영종지구 영종어울림 2차(전용 148㎡)는 이미 두 번 유찰돼 감정가격이 최초(6억원)의 절반인 2억9400만원이다. 송도지구 아이파크(전용 102㎡)도 두 번 유찰로 감정가가 6억3000만원에서 3억87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대출 이자 압박에 못이긴 집주인들이 급매물로 아파트를 내놓고 있다”며 “경매 물건이 늘어남에 따라 일반 거래 역시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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