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8000억대 중국 커피믹스 시장 놓고 네슬레·크래프트에 도전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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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이 1800억원을 들여 전남 나주에 만드는 커피믹스 전용 공장 조감도.

우유·치즈·요거트 같은 유제품 업체 남양유업이 1800억원을 들여 연간 커피믹스 5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점점 커지는 중국 커피 시장을 겨냥한 포석이다.

 남양유업은 11일 전남 나주에 내년 10월까지 커피믹스 전용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12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로 커피 사업에 뛰어든 지 1년7개월 만에 발표한 전용공장 건립 계획이다. 그간 남양유업은 충남 공주와 천안의 우유·분유 공장 내 시설을 활용해 커피믹스를 생산했다. 현재 남양유업의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은 약 20%로 연간 20억 개가량을 만들어 팔고 있다. 새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량은 연 70억 개로 늘어난다.

 남양유업의 김웅 대표는 “기존 생산설비는 내수제품, 신공장은 수출제품 중심으로 이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수출 시장 중에도 특히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양유업 최경철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그간 중국 수요에 비해 수출 물량이 크게 부족했다”며 “게다가 중국은 커피믹스 수요가 갈수록 늘고 있어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신공장 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茶)라는 음료에 익숙해져 있던 중국인들이 슬슬 커피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스위스 네슬레와 미국 크래프트 등이 진출한 중국의 커피믹스 시장은 2005년 이후 매년 12%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0년 중국 커피믹스 시장은 52억 위안(약 8380억원) 수준으로 5년 전인 2005년의 29억 위안에 비해 80% 커졌다. 남양유업 최경철 커뮤니케이션본부장은 “특히 커피믹스의 간편함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 반응이 좋아 앞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중국에 한 해 약 30억원어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수출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를 2014년 50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에 당기순이익 500억원을 기록한 남양유업이 순이익의 4배 가까운 돈을 투자해 수출 전용 공장을 짓는 데는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상황도 작용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늘어나는 커피전문점과 원두커피 수요에 밀려 커피믹스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이런 레드오션에서 벗어나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커피믹스 수요를 선점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다는 게 남양유업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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