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타이거 우즈 카리스마 상실

중앙일보

입력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올들어 뚜렷한 퇴조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버파로 라운드를 마치는가 하면 어이없는 퍼팅 실수도 잦아 우승은 커녕 상위권 진입마저 힘겨워 하는 '종이 호랑이'로 전락,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있다.

'우승 갈증'에 목마른 우즈가 작심하고 출전한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350만달러) 1라운드에서도 이런 퇴락한 모습은 예외가 아니었다.

4개의 버디를 낚으며 기세를 올리던 우즈는 15번째홀인 6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로 주저 앉았다.

티샷이 그린을 벗어나 그린 주변 깊은 러프에 떨어진 것까지는 톱스타라도 흔히 빠지는 어려 움.

그러나 우즈는 2타만에 볼을 그린에 겨우 올렸고 파퍼팅은 물론 보기 퍼팅마저 놓쳐 순식간에 2타를 까먹었다.

호쾌한 장타와 탄도 높은 아이언샷, 컴퓨터 퍼팅 등 3박자로 경쟁자들을 떨게하던 우즈의 위세는 온데간데 없었다.

첫날 2언더파로 선두 브렌트 가이버거(미국)에 6타나 뒤져 힘겨운 추격전을 벌이게 된 우즈는 사실상 우승 가능성이 멀어졌다.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하면 신인티를 벗지 못하던 97년과 98년 이후 최장기 무승의 슬럼프에 빠지는 셈이다.

97년 16개 대회 무승에 이어 98년 14개 대회에서 우승을 못했던 우즈는 이번 대회마저 놓치면 7개 대회 연속 우승을 못하게 된다.

99년말부터 2000년초까지 6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욱일승천의 기세가 소리없이 사라져가고 있다.

우즈의 이런 부진에 대해 주변에서는 '가족과의 불화설'이나 '애인과의 결별설'을 포함한 악성 루머마저 나도는 등 주로 심리적 불안정을 꼽고 있다.

그러나 우즈 본인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다만 퍼팅이 참 안된다"면서 애써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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