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리뷰] 오시이 마모루 '공각기동대'

중앙일보

입력

· 원제 : 功殼機動隊(Ghost in the Shell)

· 감독 : 오시이 마모루

· 원작자 : 시로 마사무네

· 시나리오 : 이토 카즈노리

· 음악 : 카와이 켄지

· 러닝타임 : 82분

· 제작사 : 반다이 /코단샤 /프로덕션 I.G

· 제작자 : 미야하라 테루오 /와타나베 시게루 /앤디 프레인

1995년. 세계 각국에서 동시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아직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헐리웃 감독들도 놀란 컴퓨터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의 합성, 그리고 관객을 압도하는 오키나와 음악과, 그 속에 담긴 심오한 철학까지... 이 놀라울 정도로 탁마된 일본 애니메이션은 전세계를 강타했었다.

심지어 세계 각국의 수많은 영화로 넘쳐나는 미국의 비디오 대여 시장에서 아시아 영화로서는 최초로 3주 연속 대여 순위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말이다. 일본에서 세계를 향해 쏘아 올린 신선한 문화충격(Culture Shock)
이었다.

이 작품을 만든 사람은 이제 애니메이션으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기 시작한 오시이 마모루다. 그의 작품세계는 〈블레이드 러너〉에서의 '기계와 인간'에 대한 생각과, 〈독수리 5형제〉와 같은 애니메이션으로서의 무한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의 이러한 사상은 〈달로스〉라는 일본 최초의 OVA 애니메이션 때부터 표출되기 시작하여, 애니메이션으로서는 〈공각기동대〉로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공각 기동대의 스토리는 무척 난해한 편이다.

먼저 일본 외무성에 의해서, 어떠한 컴퓨터로든 접속하여 해킹이 가능한 프로그램 '프로젝트 2501'이라는 것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거의 인간에 가까운 지능과 감정을 갖게 되고, '인형사'라는 이름으로 외국으로의 망명을 희망하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된 외교 담당을 담당한 공안 6과는 불법 처벌을 담당하는 공안 9과를 끌어들여서 인형사를 잡으려고 한다. 거기에 참가하게 된 것이 공안 9과의 실질적인 팀장인 쿠사나기 소령이었다.

사이보그인 쿠사나기 소령은, 자신의 영혼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지만, 인형사를 쫓다가 자신의 영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게되고 혼란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된 인형사도 쿠사나기 소령에게 동질 감을 갖게 된다.

전투 로봇과 싸우다 만신창이가 된 쿠사나기 소령은 인형사와의 접촉을 허락하고 둘은 하나의 개체로서 새롭게 태어난다. 부하인 바츠의 집에서 새롭게 태어난 쿠사나기 소령은 마지막으로 '넷은 광대해'라는 말을 남기고 이 애니메이션은 끝난다.

솔직히 말해서 〈공각 기동대〉는 당시로서는 스토리 면에서 가장 매니아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는 가장 사이버 펑크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다.

감독인 오시이 마모루는 원작의 노선에서 과감히 탈선(?)
하면서까지 이 작품에서 '과연 사이보그와 인간과의 공존 관계는 있을 수 있는가', '영혼을 가진 사이보그는 생명체로서의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애니메이션 속에서 펼쳐 보이고 있다.

주인공인 쿠사나기도 그렇고, 쿠사나기 소령이 속한 공안 9과가 쫓고 있는 '인형사'라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이 애니메이션에서 수 없이 질문을 되풀이한다. 기억이 날지 모르겠다. 쿠사나기가 배를 타고 동경 도심을 지날 때, 자신과 같은 모습을 한 여자를 보게 되는 장면을...

심리학에서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생물을 본다면 사람의 심리는 온전하게 있을 수 없다고 한다. 쿠사나기라는 사이보그도 그것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다. 진짜 영혼(고스트)
이라고 믿어왔던 자신의 영혼이, 조작된 하나의 프로그램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쿠사나기는 인형사와 결합을 함으로서 하나의 완전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리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고 단정은 지을 수 없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사이버 펑크' 계열의 애니메이션이 이제 일본 애니메이션은 물론이고, 세계 영화의 주류로서 하나의 측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블레이드 러너〉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만해도, 그런 종류의 영화에 대한 구분도 사실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공각기동대'의 출시 이후, 헐리웃과 유럽에서 일어난 사이버 펑크 열풍은 감독과 관객들을 모두 흥분시켰다고 보아진다.

사이버(Cyber)
에 대한 반항(Punk)
을 만들어낸 것이 이 '공각기동대'라고 하는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넷은 광대하다'.... 이 말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면서 한번 더 봐도 좋을 애니메이션이다.

Joins 하승빈 사이버리포터 <cityknight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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