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빛나는 무주의 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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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무주군 설천면 반디랜드에서 반딧불이 수십 마리가 빛을 내뿜고 있다. [사진 무주군]

반딧불이는 오염되지 않은 1급 청정지역에만 사는 천연기념물(322호)이다. 20~30년 전만 해도 밤이면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마구잡이 개발과 무분별한 농약 사용으로 서식 환경이 파괴되면서 요즘은 농촌서도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

 ‘한국의 알프스’ 전북 무주군에서는 쉽게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덕유산과 구천동 계곡 등 자연생태환경을 잘 보전한 덕이다. 특히 무주읍 용포리 잠두마을과 가옥리 갈골마을은 밤이면 수백,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떠 다닌다. 이들 두 마을에는 앞으로 9일간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매일 1000명 안팎의 탐방객들이 찾아 온다. 반딧불 축제가 8일 개막하기 때문이다.

 무주군이 제16회 반딧불축제를 무주읍 예체문화관·등나무운동장·남대천 일대에서 연다. 1997년 축제를 시작한 이래 13년 연속 문화관광부의 우수축제로 선정됐 다. 16일까지 이어지는 축제는 ‘반딧불 빛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주제로 자연환경과 문화·예술·체험 행사가 다양하게 어우러진다. 반딧불이 서식지인 잠두·갈골 마을에서는 밤이면 반디를 찾아가는 신비 탐사, 낮이면 주변을 둘러보는 마실길 걷기 행사를 한다. 설천면 반디랜드에서는 반디의 생태·일생을 공부하는 반딧불이 자연학교를 운영한다. 반디랜드는 2000여 종의 희귀곤충 표본과 150여 종의 열대식물원도 갖추고 있다.

 예체문화관에 마련된 반디나라관은 컴컴한 암막시설을 설치해 반딧불이 빛으로 실제 독서가 가능한지 실험하는 형설지공(螢雪之功) 체험을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여행 사이트 CCNgo가 ‘한국에서 가 봐야 할 곳 50선’으로 뽑은 섶다리 밟기 행사도 볼만하다. 또 낙화놀이와 기절놀이· 디딜방아 액막이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도 펼쳐진다. 최북미술관 광장에서는 실버공연단 ‘산골노인의 음악세상’이 아코디언·키보드·통기타·색소폰 합주를 들려준다. 무주덕유산리조트는 행사기간 숙박료와 놀이시설 이용료를 30% 할인해 준다.

 홍낙표 무주군수는 “반딧불축제에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꿈과 추억을 담아 갈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의 반딧불축제제전위원회 063-324-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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