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예측'은 불가능한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과학자들은 지진을 예측하는 어떤 기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테크놀로지는 특정 지역의 자연적 재난으로 인한 위험 범위나, 한 도시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예상 비용 같은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줄 수는 있다. 그 다음엔 정부당국과 기업들이 위험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입각해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만일 정부당국이 재난이 발생한 몇 시간 동안 예상 손실액을 산출해 낼 수 있는 경우라면 보다 확실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위험 평가를 위한 자료를 얻기 위해 1988년 스탠포드 대학에서 창설된 리스크 매니지먼트 솔루션(Risk Management Solutions Inc., 이하 RMS)은 세계적인 재난 모델링 기술 분야에서 그 명성을 확립해왔다.

RMS의 창설자 하레쉬 샤는 스탠포드 토목공학과 명예학장이다. RMS는 세계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보험업자, 산업체, 정부, 금융기관 등이 일촉즉발의 높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조정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RMS 인디아(이하 RMSI)에 있는 위험 관리 그룹은 토목공학자, 기상학자, 통계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자연 재난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계량적 모델을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팀이다. RMSI 엔지니어들이 현재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는 지진으로 인한 손실 추정 모델이다.

RMSI는 손실에 대한 직접적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대규모 지진을 경험한 차몰리와 라투르에서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이 데이터는 인도 고유의 지진 모델 개발을 주도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1989년 마하라쉬트라의 라투르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RMSI는 컴퓨터를 동원한 사례 연구에 착수했는데, 여기에는 마을 단위의 재난 및 손실 정보의 수집과 피해를 입은 마을들의 지도를 진원과 관련시켜 만드는 일,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을 조사하는 일도 포함돼있었다.

RMSI는 또한 대만 지진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덕분에 지진 모델링에서 풍부한 경험을 얻었다. 그 프로젝트의 목적은 대만의 보험 산업을 위해 지진에 따른 손실을 추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시기 적절한 정보 절실

전문가 시스템은 복잡한 계량적 알고리즘을, 측정 가능한 단순 데이터에 적용함으로써 다양한 지역에서의 서로 다른 재난들에 대한 시나리오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런 모델들은 물리적 변수와 관련해 다양한 재난을 묘사하는 세부적인 데이터베이스에 기초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재산 목록, 빌딩 평가, 보험 적용 범위를 파악하는 데이터베이스에도 기초하고 있다.

이렇게 얻어진 정보는 정부기관들이 손실을 예측한 후 손실 완화와 복구 작업에 도움이 되는 빠르고 정확한 계획을 마련하는데 사용된다. 보험 업계 또한 재난 관리 모델을 사용해 지진이나 홍수로 인한 예상 손실을 예측함으로써 그들의 위험을 관리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재난 모델링 기술은 단지 지진의 경제적 사후 충격만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기술은 예방보다는 사후 복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