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어야 드라마가 산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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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시트콤 '세친구' 에서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박상면 (34) .현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세친구' 에서 그는 30대 노총각 주인공 세명 중 하나로 친근하고 재미있는 연기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요즘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인기를 피부로 느낄 정도입니다. 6년 전 서울시내의 한 시장에서 갈비가게 아들로 갈비를 나르던 우울했던 시절을 잊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남들 공부할 때 사인 연습을 열심히 했습니다. 남들에게 사인해주는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으니까요. "

그런데 기분이 좋다는 사람이 대답은 시종 차분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고생을 하지 않고 어려서부터 인기를 얻었다면 감당하기 힘들었겠지요" 라며 반문했다. 대답에 '연륜' 이 배어 있었다. 시트콤의 코믹연기를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한참 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물' 이 들어서인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는 아닙니다. 예전에는 눈물을 뚝뚝 흘리는 등 제가 봐도 감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자신의 연기에 '헐값' 을 매기는 그에게 주변의 평가를 들려줬다.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좋은 연기자라든지, 슬픈 표정과 바보같은 모습, 코믹 연기 등이 언제나 가능한 배우라든지, '세친구' 에선 동네 아저씨 같은 꾸밈없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다는 등 칭찬의 말이었다. 그리고 본인의 소감을 물었더니 그는 쑥스러운지 말을 돌렸다.

"나쁜 역이든, 독한 역이든 주어지는 대로 소화할 겁니다. 진짜 하고 싶은 역은 몇년 전 나왔던 '편지' 같은 멜로영화의 주인공입니다. 정말 관객들을 울릴 자신이 있어요. "

그는 1997년 영화 '넘버3' 에서 '재떨이' 로 출연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반칙왕' 등 각종 영화에서 개성있는 연기로 주연 부럽지 않은 조연으로 입지를 굳혔다. 그래서 자신은 '조주연' 이라며 씩 웃었다.

이 점에서 그는 만년 조연에서 최근 탄탄한 주연 배우 반열에 오른 송강호의 연기와 인기를 떠올리게 했다. 3월 종방을 앞둔 '세친구' 에서 앞으로 감동을 주는 웃음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꿈은 무엇일까.

"지난 2년간 청룡 영화제에서 두 차례 조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상은 못 받았습니다. 속상하지요. 제대로 이슈를 다룬 영화에 출연해 주연상이든, 조연상이든 상 한 번 받아보았으면 좋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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