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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부터 노년까지 … 다채로운 보석들이 속삭이는 인간의 일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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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주얼리 디자이너 리사킴(사진)이 7일부터 나흘간 신사동 호림아트센터 1층 ‘서울옥션 강남’에서 전시회를 연다. 국내외 패션 주얼리 디자인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리사킴은 ‘리사코 주얼리’의 대표다. 그는 2005년 브랜드 론칭 이후 주얼리 디자이너로서는 드물게 매년 전시회를 개최해오다 지난해엔 쉬었다. 이번 전시회는 2년 만에 열리는 만큼 다양하고 화려한 작품들이 갤러리를 수놓고 있다. 리사킴은 전시를 위해 많은 해외 페어에 참가하며 스톤과 체인 같은 재료를 직접 가져왔다. 다양한 재료를 구하려고 하이엔드 마켓인 뉴욕 5번가와 소호, 빈티지 플리마켓까지 샅샅이 뒤졌다. 전시회 준비를 위해 예년보다 더욱 정성을 쏟았다.

 “이번 전시는 ‘로터스 가든’이라는 큰 주제 하에 ‘서클 오브 라이프’를 부제로 구성됩니다. 진흙탕 연못 속에서도 새하얗게 꽃을 피우는 연꽃을 ‘인생에 대한 희망’으로 상징화해 다양한 작품으로 완성했죠. 인생 전반에 걸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다채로운 재료를 활용했고, 보다 다양한 작업 방식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7개 공간서 펼치는 수십 가지 사파이어의 향연

전시는 모두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탄생’부터 ‘노년’에 이르는 인생의 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표현한 주얼리 작품들로 채워졌다.

 첫 번째 스토리는 ‘탄생’. 축복 속에서 세상에 태어난 생명체를 형형색색 반지로 표현했다. 사랑과 기쁨·행복 등의 감정을 형상화한 반지는 다이아몬드와 블루·핑크·그린·화이트 사파이어로 완성됐다. 두 번째 스토리인 ‘유년기’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반영한 작품들로 심플한 디자인부터 볼드하고 화려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주얼리를 만날 수 있다. 세 번째 스토리는 가장 강렬한 디자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청소년기’로 블랙과 화이트 컬러가 대비되는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네 번째 스토리 ‘결혼’에서는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웨딩 라인이 처음으로 소개된다. 영원한 사랑의 의미를 담은 아름다운 웨딩링은 심플하면서도 유니크한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스토리는 ‘중년기’다. 시크한 디자인의 목걸이와 귀고리 등을 통해 자신감 넘치는 젊은 엄마와 함께 자신의 개성을 제대로 드러낼 줄 아는 원숙한 여성을 표현하고 있다. 볼드하고 컬러풀한 반지와 목걸이를 선보인다. 마지막 일곱 번째 스토리 ‘노년기’는 더 이상의 장식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의미에서 브로치 작품들로 채워졌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다양한 사파이어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파이어는 단단한 정도와 희소성, 아름다움 면에서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는 보석으로 핑크와 옐로·블루·화이트 등을 활용해 다양한 인간 내면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메인 스톤으로 사용됐다.

 리사킴은 “주얼리는 단순한 패션이 아니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주얼리에 스토리를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주얼리는 단지 외모를 빛나 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자체에 의미를 담고 나만의 개성을 표현한 작품이자 추억입니다. 사랑과 기쁨을 담고 자신감을 표현하는 ‘또 다른 나’인 것이지요.”

이번 전시는 건축가 윤창기와의 공동 작업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 주얼리와 건축이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시너지 효과가 탄생하는지 알 수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전시장 곳곳에 다양한 구조물과 건축 영상이 상영돼 주얼리 전시 이상의 특별한 콜레보레이션 작업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한편 전시의 주제인 ‘로터스 가든’을 느낄 수 있도록 사진가 김용호의 작품 ‘연꽃’도 갤러리 입구에 전시돼 있다.

글=하현정 기자, 사진=리사코 주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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