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요셉 “북한선 임수경을 변절자라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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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의 욕설과 막말을 폭로한 백요셉(28·사진)씨는 5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에선 정작 임수경 의원을 변절자라 부른다”고 말했다.

 -팬으로 위장해 임 의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임 의원이 방북한 1989년 당시 북한의 5살 이상 된 아이들 중에 임수경 팬이 아닌 사람이 없었다. 당시 아이들에게 임수경은 위대한 수령님의 손을, 그것도 사선(死線)을 넘어와 잡은 첫 남조선 청년이었다. 임수경이 돌아갈 때 모두 울었다. 그가 판문점을 넘어가는 순간 총살될 것으로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총살당하지 않았다. 그게 북한 사람들에겐 더 큰 충격이었다. ”

 -왜 북한이 변절자로 낙인 찍었나.

 “(남한으로) 넘어간 후 감옥에서 사형당할 줄 알았는데 출소했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 좋은 글을 쓴 것으로 북에 알려졌다. 북한의 내부 교양자료, 체제 교육자료에는 ‘변절자 임수경은 남조선으로 넘어가 김영삼 괴뢰당 대표에 대해 좋은 글을 썼고, 집안 역시 반동의 집안이다. 부르주아 재벌 집안으로 그의 오빠 역시 남조선 괴뢰군 장군으로 그 물은 어디 갈 수가 없다. 그 뜬물(뜨물)에 그 뜬물이다’는 내용이 있었다. 나 역시 그런 교육을 받았다. 북한에선 임 의원은 더 이상 ‘통일의 꽃’이 아닌 변절자일 뿐이다. 그걸 모르고 있는 임 의원이 안타깝다.”

 2003년 탈북 직전까지 탱크부대에서 복무했던 백씨는 북한 교양자료를 암기한 듯 막힘 없이 언급했다. 그런데 내용이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 임 의원은 2005년 아들을 사고로 잃은 뒤 해인사에서 2년 정도 머물면서 불교신문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김영삼 정부 때 기자로 활동하진 않았다. 그의 부친도 신문기자 출신으로 재벌가는 아니다. 오빠는 해병대 중위 출신이다.

 - 그가 왜 탈북자에게 ‘변절자’라 했을까.

 “저는 개인적으로 임수경 의원에게 종북이라고 하지 않겠다. 북한 정부에 속아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기만에 속고 벗어나지 못한다는 건 종북보다 더 무서운 거다.”

 -파문 이후 그와 통화하거나 만난 적은 있나.

 “임 의원이 3일 성명서를 낸 뒤 성명과 똑같은 내용을 제3자를 통해 저에게 전달했다. 탈북자 전체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저 개인에게도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저 개인에게 사과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탈북자 2만 명이 뿔이 났고, 대한민국이 뿔이 났다. 그래서 만나자는 제의도 거절했다.”

 한편 임 의원은 지난 1월 11일 tvN의 ‘백지연의 끝장토론’에서 “(북한 지령으로 간첩활동을 하다 적발된) 왕재산 사건도 기획사건이라니까요. 한상대 검찰총장이 종북 세력과의 전쟁 선포한 이후 터진 사건이에요. 왕재산 사건에 저의 지인들도 많이 있고요”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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