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월드] 모일수록 작아지는 조직의 힘

중앙일보

입력

최근 해외출장 중에 방문한 한 회사의 로비에 붙어있던 이 글귀는 일견 그럴듯해 보일지 모르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이 글귀가 담고 있는 뜻을 모른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 말은 개인들의 지혜가 모이면 팀 전체는 훨씬 효율적인 힘을 발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팀 플레이'' 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상황에서 집단적인 무력증을 여러 차례 목도한 나로서는 개인이 집단보다 우월할 때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예컨대 어느 집단이 10명의 우수한 사람들로 구성됐다고 치자. 그런데 이들 중 일할 의욕이 없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 반드시 몇명은 나오게 마련이다. 또 10명이 넘어가는 조직은 대개 작은 파벌로 나누어진다.

이처럼 여럿이 모이면 팀 전체의 능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 팀의 업무수행 속도나 효율이 반드시 향상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개인적으로는 모두 똑똑할지라도 조직생활에선 개인의 능력이 일일이 발휘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물리적으로 가깝게 몰려있으면 일종의 집단적 광기가 발동해 개인의 책임감이 극도로 무뎌지는 데서 나오는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람들이 전자시스템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이같은 집단 무능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개인의 지적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조직의 역량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주간다이아몬드지 정리〓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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