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주간 리뷰 - 2월 첫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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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을 전후하여 짧은 휴식기를 맞은 국내 프로농구는 6강권이 어느정도 드러나는 가운데 상위권 다툼이 치열한 모습이다. 프로농구가 출범한 이후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서 밀려나지 않았던 기아가 6강에 들 수 있을지가 4라운드의 가장 커다란 관심거리이다.

1. 윤곽을 드러내는 6강 다툼

일단 현재 1위인 삼성부터 5위인 현대까지는 무난히 6강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6강 진입 가능 승수가 최소 23승이라고 가정하면 5위인 현대가 남은 13경기중 5승만 추가하면 6강 턱걸이가 가능하다.

결국 현재의 상황이나 전력상 상위 5개팀은 남은 기간에 4강 직행을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이다. 삼성의 경우 현재 2위 LG에게 2게임 반차로 앞서고 있는데 풍부한 가용인원을 생각하면 이변이 없는한 4강 직행에 가장 근접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LG를 비롯한 나머지 3팀. 우선 LG는 아직도 기복이 심한편이다. 4라운드 초반 강호들을 연파하며 다시 연승 행진을 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 현대와 동양에게 거푸 패하며 1위 탈환의 호기를 놓침과 동시에 3위팀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이번주 일요일 경기에세 SK와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경기 결과에 따라 4강 직행 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겠다. SK는 비슷한 처지의 SBS를 지난 일요일 경기에서 이기며 4강 직행을 노리고 있다.

서장훈의 가세가 가장 커다란 원동력이고, 시즌 초반 삐걱대던 재키 존스와 하니발이 지난 시즌 우승 멤버다운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다. 이번주에는 현대와 LG를 상대로 피말리는 맞대결을 펼쳐야 한다.

반면에 SBS나 현대 역시 아직은 4강 직행의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우선 현대는 약간 유리한 점이 있다. 삼성이 지금처럼 선두를 굳혀가면서 4강 직행이 더욱 유력해진다면 상대적으로 천적 관계에 있는 껄끄러운 현대를 피하고 싶어할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것이 현 플레이오프 제도의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그럴 개연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현대는 그런 틈새를 노려 승수쌓기에 몰두해서 몇번의 연승을 통해 2위 진입도 가능하다.

사실 삼성이 우선적으로 노리는 것은 현대가 자신의 4강 대결 파트너가 아니길 바라는 것이기 때문에 현대가 운좋게 6강전에서 삼성쪽 대진을 타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차선책으로는 정규리그 성적이 삼성 1위, 현대 2위가 되는 것도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한편 SBS는 최근 2경기에서 골드뱅크와 SK에게 모두 패했다. 골드뱅크는 하위권 팀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였고, SK는 상위권 경쟁팀이었기 때문에 역시 놓칠 수 없는 경기였다. 결국 2패가 2패 이상의 충격을 준 셈이다.

하지만 SBS는 올시즌 연승을 할 수 있는 저력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이번주 목요일 경기인 신세기전과 일요일 경기인 삼성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팀의 4강 직행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2. 신세기냐 기아냐?

현재 팀순위 8위를 달리고 있는 삼보는 6위팀 신세기에게 5게임차로 뒤지고 있다. 삼보의 남은 경기수는 12경기. 수치상으로 삼보는 12경기중 11승을 거두면 6강 진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수치상으로 가능한 일이고,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6강행 막차의 싸움은 신세기와 기아의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기아가 자력으로 6강 진입을 위해서는 남은 12경기에서 9승을 올려야 한다. 무려 7할5푼의 승률이 필요한데 이것 역시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에 신세기는 13경기중 7승이면 자력으로 6강에 오를 수 있다. 현재 신세기의 성적은 정확히 5할인데 지금 상위권팀들이 자기팀 성적에 열을 올리다 보니 6강 진입 승수가 오히려 22승이나 21승에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6강 턱걸이 승수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신세기에게는 유리하다. 기아는 남은 4라운드와 5라운드 경기에서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전체적으로 지난 시즌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로프턴과 체력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강동희등을 생각하면 기아의 남은 여정은 험난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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