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의 요정' 세계를 무대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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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공연으로 그동안 좀 바쁘게 지냈어요. 새로 개관한 홀이니만큼 기대도 커요. 금호갤러리 무대도 객석수는 작았지만 리사이틀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거든요. " 최근 굵직한 국제콩쿠르 우승으로 세계 무대를 노크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白珠暎.25) .

그가 지난해 11월 금호갤러리 콘서트와 부산 독주회, 파올로 올미 지휘의 런던필하모닉 내한공연에서의 브람스 협주곡 협연에 이어' 그가 두번째 서울 독주회를 위해 지난 27일 서울에 도착, 오는 3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개관 기념 리사이틀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서는 타르티니의 '소나타 g단조' , 브람스의 '소나타 제3번 d단조' , 이자이의 '무반주 소나타 제3번' , 라벨의 '치간' , 차이코프스키의 '왈츠-스케르초' , 파가니니의 '소나타 제6번 e단조' 등을 들려준다.
피아니스트 김진호와의 듀오 무대다.

유대계 바이올리니스트가 아니면 여간해서는 발붙이기 힘든 세계 음악계에서 미국 매니지먼트사가 전속계약을 맺을 정도로 그를 주목하는 까닭은 음악적 기초가 워낙 탄탄한데다 신장이 1백70㎝가 넘고 용모도 수려해 연주자로서 롱런할 가능성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뉴욕 영 콘서트 아티스트(YCA) 와 필라델피아 아스트랄 아티스트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최근에는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프랑스 몽펠리예 페스티벌 등지에서 독주회를 열었고 노르웨이 트롬소 필하모닉과도 협연했다.

서울예고 재학 중 중앙 음악콩쿠르에서 1위 입상한 그는 커티스 음대에서 아론 로잔드, 줄리아드 음대에서 로버트 만을 사사했다.

94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주최 협연자 콩쿠르에 우승했으며 96년 파가니니 콩쿠르와 98년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 3위에 입상했다.

또 97년 동아국제음악콩쿠르에 이어 99년 자크 롱티보 콩쿠르, 지난해 YCA국제콩쿠르에서 각각 우승했다.

YCA는 61년 신예 연주가 발굴을 위해 창설된 비영리단체로 콩쿠르 우승자에게는 향후 3년간 홍보와 매니지먼트를 도와준 후 ICM.CAMI 등 세계 굴지의 매니지먼트사와 계약을 맺고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대형 공연장에서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 못지 않게 지방의 소도시 청중을 위해 음악으로 봉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차츰 깨달아가고 있어요. 독주자는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그만큼 보이지 않는 어려움도 많지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졸음이 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연주 직전 식사를 하지 않는 것 외에는 별다른 징크스가 없다는 그는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연주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취미는 뉴욕 아파트에서 케이크를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라고.
올해 상반기만 해도 2월에는 세종솔로이스츠 멤버로 미국 순회공연에 나서고 3월에는 노르웨이에서 순회 독주회 일정이 잡혀 있다.
4월말에는 한국-이스라엘 수교 기념 공연에서 협연자로 초청을 받았다.

오는 8월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서울예고 오케스트라와도 협연할 계획이다.
백씨는 콩쿠르 상금을 보태 최근 바이올린 하나를 장만했다.
1858년 크레모나산 엔리코 체루티 바이올린이다.

밝고 맑은 음색에다 객석 구석구석까지 미치는 파워넘치는 힘과 넘치는 건강미가 외향적인 자신의 성격과 닮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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