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신 부도, 분당 테마폴리스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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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를 촉발시킨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341 지하철 야탑역 인근 '테마폴리스'(분당 버스터미널) 건물에는 2일 오전 부도소식을 전해들은 상가 임대 계약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

1천700여명의 상가 임대 계약자들로 구성된 임차인협의회는 이날 오전 11시 층별 대표자회의를 긴급소집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임차인협의회 이태희회장은 "전날에도 삼성중공업과 채권단의 협상타결을 기대하고 상가 입점을 위한 추첨절차를 논의했다"며 "대책회의를 통해 실력행사 등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테마폴리스의 한부신 사무실에는 직원 대부분이 서울 본사로 올라간 상태에서 일부 직원만 사무실을 지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보였다.

한 직원은 "지금으로선 앞으로 일어날 어떤 상황도 예측할 수 없다"며 "상가 입점과 터미널 이전 문제는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가 임대 계약자들은 "시공사인 삼성중공업이 가압류한 상가를 분양계약자들에게 채권양도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 절차상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테마폴리스 상가 임대 계약자 1천700명은 이미 납입한 1천259억원의 계약금 및 중도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져 집단행동이 우려된다.

테마폴리스에는 삼성계열사 직원들이 가압류 상태에 있는 건물내 상가 주변에 치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중원구 성남동 지하철 모란역 인근에 있는 버스터미널을 이 곳으로 이전하려던 남시도 한부신 부도로 터미널 이전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는 상가 임대 계약자 대부분이 성남지역 주민인데다 분당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건물에 입주해 있는 영화관 CGV와 할인점 까르푸는 임대보증금 각각 152억원과 39억원에 대한 채권을 확보해 놓아 피해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부신이 신탁관리하고 있는 이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의 교통.문화.유통시설을 갖춘 복합 건물로 지난해 완공됐으며, 성남 자동차여객터미널이 이전,입주할 예정이었다.(성남=연합뉴스)김경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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