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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워도 버텨야 광명찾는다” 삼성·한화·웅진 공격적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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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국내외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사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 ‘투자를 계속하면서 어려운 시절을 견뎌내면 훗날 막대한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치킨게임의 승자가 되겠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추진하는 한화와 삼성이 있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에 대한 김승연(60) 회장의 의지가 확고하다. 김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태양광 사업을 통해 세계 톱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장기적인 비전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며 “위기 속에서도 투자는 과감히 단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장남인 김동관(29) 차장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임명해 태양광 사업의 최전방에서 일하게 했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약 1조원을 투입해 전남 여수에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을 짓고 있다. 2013년 하반기부터 상업가동에 나선다. 이 회사 최규동(54) 전략기획본부장은 “폴리실리콘부터 잉곳-웨이퍼-태양전지(셀)-모듈에 이르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춰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번 공장 건설이 그 방점”이라고 했다.

 삼성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신성장동력 5대 사업 중 하나로 일찌감치 꼽았다. 폴리실리콘(삼성정밀화학), 잉곳·웨이퍼(삼성코닝정밀소재), 태양전지·모듈(삼성SDI), 태양광 발전소 시공(삼성에버랜드), 태양광 발전소 운영(삼성물산)을 통해 계열사 간 수직 계열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 제조업체 MEMC와 합작법인인 SMP㈜를 설립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연산 1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실리콘은 지난해 5월 에쓰오일이 회사 지분 33.4%를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에쓰오일의 대주주이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가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신사업으로 꼽고 있어 향후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국실리콘은 지난달 초 연산 1만t 규모의 2공장을 준공해 기존 1공장 생산능력을 합해 1만5000t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게 됐다. 안형규(58) 사장은 “이 회사는 추가 공장 건설로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를 전 세계 톱 수준인 ㎏당 2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웅진그룹 역시 2월 주력기업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태양광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윤석금(67) 회장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데 전 세계가 집중하는데 태양광 말고 다른 대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수직계열화

태양광 산업은 ▶폴리실리콘 ▶잉곳·웨이퍼 ▶태양전지(셀) ▶모듈 ▶발전시스템으로 이어지는 5단계의 밸류체인(가치사슬)으로 구분된다. 폴리실리콘을 녹여 잉곳을 만들고, 이를 절단하면 웨이퍼가 된다. 웨이퍼에 전하를 발생시켜 태양전지를 만들고 이를 연결하면 모듈이 된다. 모듈을 여러 장 연결하면 발전 시스템이 완성된다. 이들을 모두 생산하면 수직계열화를 달성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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