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과학고 재학생과의 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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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과학고 신호욱(왼쪽에서 세 번째)군과 윤지환(맨 오른쪽)군이 한성과학고를 찾은 전종원·김문성(왼쪽에서 두 번째)군과 박효리양에게 학교 생활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는데 초점을 두고 노력했으면 좋겠어.”

한성과학고 신호욱(고2)군과 윤지환(고2)군이 지난달 22일 한성과학고를 찾은 박효리(서울 무학중 2)양과 김문성(서울 장평중 2)·전종원(서울 자양중 2)군에게 당부한 조언이다. 신군과 윤군은 “과학고에서 뛰어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교류를 한다면 자신의 재능을 크게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문성(이하 ‘김’)=동아리 활동은 어떤가요.

윤지환(이하 ‘윤’)=물리·화학·항공·발명 같은 다양한 과학 관련 동아리들이 있어. 과학 실험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는 동아리, 지구 환경과 기후 변화를 관측하는 환경 동아리 등등. 과학동아리 축제 때는 메탄가스를 손에 올려두고 불쇼를 하고, 전자현미경으로 머리카락 보여주고 누구의 것인지 맞혀보기도 해. 나무젓가락, 고무줄로 투석기를 만들고, 20g짜리 나무 조각을 어떻게 쌓아서 100kg짜리 무게도 견디는 구조물로 만드는지 보여주지.

신호욱(이하 ‘신’)=과학고라고 과학 관련 동아리만 있는 게 아니야. 밴드·춤·보컬·흑인 랩 같이 다양한 동아리가 있어서 학교생활에 활력소가 돼. 학교에서 공부와 여가 생활이 모두 가능한 거야. 5월 공연동아리 공연도 있어. 생물해부반·창의발표반 같이 자율동아리도 있어. 학생들이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자율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했다가 없애고 다시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곤 하는 것이지.

박효리(이하 ‘박’)=학교?기숙사 생활은 어떤가요.

신=신입생은 일정이 빡빡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열심히 공부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 태권도로 아침을 시작해. 방과후에는 실력에 따라 기초·공통·심층수업을 선택해 들어. 오후 6시 30분부터 9시까지는 자습시간이고, 9시 30분까지 간식 시간은 정말 꿀맛 같아. 11시 20분까지 다시 자습을 하고 잠을 자면 돼. 학생 자치위원회가 기숙사 생활 규율을 정하고 잘 안 지켜지는 부분이 있으면 회의를 통해 고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도 지킬 것은 꼭 지키고 다들 적응력도 높아서 따돌림 문화도 없어.”

전종원(이하 ‘전’)=중학교 내신은 어땠나요.신=대부분 중학교 때 상위권이었던 학생들이야. 하지만 내신성적 자체보다 자기개발계획서에 자신이 그 성적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잘 나타내는 것이 중요할 거 같아. 난 중3 축제 때 무대에서 춤을 춘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어서 공부도 열심히 한 결과 성적이 중상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오른 경험을 기술했어. 난 지역아동센터에서 초·중학생 대상으로 수학 문제를 풀어주는 재능기부를 했는데 그 경험을 통해 소질을 계발할 수 있었어.

윤=내가 이 곳에 원서를 넣을 때 같은 중학교 5명이 원서를 넣었는데 나보다 내신 성적이 좀 더 높은 친구는 탈락하고 내가 합격했어. 물론 내신성적이 중요해. 하지만 내가 가진 다양한 소질, 그러니까 나만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이 더 중요한 거 같아.

김=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했나요.

윤=자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해서 실천하면 자기주도학습 아닐까. 자신이 물리 과목을 잘못하면 자기가 직접 학원을 조사해 자기에게 맞는 공부전략을 선택하는 것도 자기주도학습이라고 생각해.
 
전=입학하기 전에 선행학습이 필요할까요.

윤=과학고 합격생을 대상으로 겨울방학 때 학교에서 수학·과학 방과후 수업을 무료로 운영해. 이 것만 성실히 활용해도 실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거야. 만일 따로 선행학습을 한다면, 어설프게 고교 교재를 보는 것 보다 대학교재를 추천하고 싶어.

신=중학생 때 상상도 못한 많은 공부의 양과 진도가 기다리고 있어서 익숙하지 못한 학생들은 당황할 수도 있을 거야. 나도 선행학습을 하긴 했어. 하지만 겁먹지 말고 입학해서 열심히 하면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어. 입학해서 목표의식을 갖고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가 중요해.

박=교내 경쟁이 치열할 거 같아요.

신=우수한 학생들이 모여 경쟁하는 만큼 원하는 성적이 안 나오는 게 당연해. 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야.

김=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신=자신감이 중요해. 입학담당관이 보기에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도록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열정과 소질 계발을 노력해 봐.

윤=너희들을 보니까 합격자 발표날 좋아서 펑펑 울었던 내 모습이 떠올라. 그만큼 정말 오고 싶었던 학교였거든. 그런 초심을 잃지 않고 공부하면 학습 태도도 좋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사진="황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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