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무산된 태권도협회장 경선

중앙일보

입력

대한태권도협회 창립 40년만의 첫 회장직 경선이 석연찮게 무산됐다.

31일 태권도협회 대의원총회에서 한국초등학교 태권도연맹 안해욱 회장이 세계스포츠계의 거물 김운용 회장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안 회장은 후보 자격조차 얻지 못해 경선 무대에 올라서지도 못했다.

이날 임시 의장을 맡았던 이근우 부산태권도협회장은 "몇명 이상의 대의원 추천을 받아야 회장 후보가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관례상 재청, 삼청까지 나와야 후보자격이 있는 만큼 1명의 추천 밖에 얻지 못한 안 회장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삼청의 추천을 받은 김 회장을 단독 후보로 올린 뒤 22명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를 유도해 회장 유임을 순식간에 통과시켰다.

하지만 추천 대의원 수 규정이 없는데도 재청에 삼청까지 필요하다는 것은 숫자규정을 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모순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관례와 일반적인 회의 진행 방식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종전까지 경선이 없었던 태권도협회의 현실을 고려할 때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자신의 후보 등록이 무산된 현장을 지켜 보고 있던 안 회장도 "관례를 이유로 후보자격 조차 주지 않는 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한 태권도인은 "표 대결을 벌였어도 김 회장의 승리가 확실했던 상황에서 어설픈 회의 진행으로 태권도인들간에 앙금만 남게 됐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