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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조건부 시드 선수, 출전 기회 못잡아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진출한 한국 프로골프 선수 대부분이 대회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미국무대 적응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나선 한국선수 가운데 전 경기 출전권(풀시드)을 확보한 박세리(24.아스트라), 김미현(24.ⓝ016-한별), 박지은(22), 장정(21.지누스), 펄신(34), 하난경(30.맥켄리) 등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거의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조건부 출전권을 가진 선수들은 대회 때마다 출전신청서를 제출한 뒤 풀시드 선수들의 불참으로 자리가 빌 때 대회에 나갈 수 있으나 올해는 유난히 풀시드권자들의 대회 출석률이 높기 때문.

LPGA는 이미 3개 대회를 치렀지만 조건부 출전권으로 LPGA에 도전한 선수 가운데 박희정(21)만 월요예선을 통해 개막전인 유어라이프바이타민스대회에 출전했을 뿐이다.

특히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2승을 올리고 신인왕까지 차지했던 한희원(23.휠라코리아)과 지난해 한국여자오픈 우승자 강수연(25.랭스필드) 등 기대주들은 단 한개의 대회도 참가하지 못했다.

당초 20개 안팎의 대회에 참가해 1승이나 적어도 내년 풀시드 확보를 목표로 미국으로 건너간 한희원은 대회 출전 기회가 예상보다 줄어들자 목표 수정에 나서는 등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희원은 다음주 하와이에서 열리는 다케후지클래식을 데뷔 무대로 계획했으나 30위권밖의 대기 순번을 받아 사실상 출전이 어렵게 되자 출전 대회수를 10개 안팎으로 줄이기로 했다.

태국에서 동계훈련을 마치고 LPGA에 합류한 강수연 역시 다케후지클래식 출전으로 투어 생활을 시작한다는 포부였지만 대기 순번은 한희원보다 하위순위여서 출전이 불가능하다.

강수연 역시 아시아투어 3연승 등으로 LPGA에서 충분히 통한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었으나 대회 출전길이 막히자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민선(29), 박희정, 제니 박(29), 권오연(26) 등 조건부 출전권 선수들도 아예 기량을 선보일 기회조차 잡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이들 조건부 시드 선수들은 대회에 앞서 월요일날 개최하는 예선(먼데이 퀄리파잉)에 적극적으로 나서 출전권을 따낸다는 각오지만 50여명이 넘는 대기선수 가운데 2명을 뽑는 월요예선 통과는 하늘의 별따기.

박세리와 박지은의 우승으로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는 한국 여자 프로 골프의 뒷전에는 '조건부 시드권' 선수들의 눈물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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