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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LED·그린카 … 녹색산업에 미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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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신성장동력으로 ‘친환경차’를 꼽고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저공해 차량의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수소연료전지차를 검사하는 모습.

미래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지금껏 삼성·현대차·LG·SK 같은 주요 기업들은 자신들이 ‘강자’로 군림하던 기존 사업 분야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철옹성 같았던 휴대전화 업계 1위 노키아의 아성이 무너지는 등 현재에 안주했던 업체들의 모습을 목격한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부지런히 세계를 누비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미래 성장동력의 키워드로 ‘친환경’을 택했다. 구체적인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친환경과 녹색성장을 향한 열정은 비슷하다.

친환경은 한마디로 ‘대세’다. 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을 거론하기 전부터 많은 기업이 친환경 쪽으로 가닥을 잡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에너지를 절감하고, 각종 오염물질을 덜 뿜는 것에서 나아가 태양광 발전 같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로 발을 뻗치고 있다. 발광다이오드(LED)나 탄소섬유 등의 신소재 산업 역시 기업들의 새로운 젖줄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를 덜 먹고(LED), 자동차 몸체를 가볍게 만들어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탄소섬유)는 점에서 이런 신소재 사업 역시 친환경의 한 분야로 구분된다. 한국 기업들은 잰걸음으로 이런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2010년 5월 “2020년까지 친환경 및 건강증진 등 신사업 분야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해 이들 사업을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한다”고 밝혔다.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자동차용 전지·LED·바이오 제약·의료기기의 다섯 가지다. 이들 분야에서만 추가로 50조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신사업 분야에서 생길 일자리는 4만5000개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같은 계획에 맞춰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1세대 초음파 의료기기 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한 데 이어, 삼성전자 미주법인을 통해 심장질환 진단 키트 개발업체인 넥서스의 의료기기 부문인 ITC넥서스 홀딩 컴퍼니를 인수합병했다. 바이오제약 사업 진출도 서두른다.

현대·기아차는 주요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친환경차’를 꼽는다. 다만 앞으로 어떤 동력기관이 자동차의 주류로 등장할지 점치기 어려운 까닭에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카 등 다양한 친환경차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기술 한계와 가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지금까지는 단거리용 소형차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 배터리 기술의 개선에 따라 준중형급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장거리를 운행하는 중·대형차를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 중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저장 기술 및 핵심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LG는 2020년까지 녹색사업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만들었다. 전기차용 배터리, 태양광, LED, 수처리사업 등이 핵심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주도하는 LG화학은 2015년 세계 시장의 25% 이상을 점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 사업은 LG전자의 주력 사업이다. 2015년 글로벌 선도기업을 목표로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LED는 LG이노텍이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인 경기도 파주 LED 공장을 바탕으로 2015년 세계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은 새 식구로 맞은 SK하이닉스를 신성장동력의 핵심으로 삼아 내수 업체에서 수출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이라는 양대 축에 반도체를 새로운 간판 선수로 영입한 셈이다. 하이닉스는 덩치가 크고 적잖은 추가 투자가 필요해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10년을 넘겼지만 결국 SK 품에 안겼다. SK가 신성장의 축으로 하이닉스를 선택한 것은 ‘기술’과 ‘글로벌’이라는 요소를 모두 갖춰서다. 최태원(52) SK그룹 회장은 “국내에서 경쟁력 격차가 줄어들고 해외에서 신흥경쟁국이 부상하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중심의 새로운 성장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창수(64) GS 그룹 회장은 올 초 “2015년까지 새로운 중기 성장전략을 전개해 나가면서 핵심요소형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GS는 에너지·유통·건설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1월 지주회사인 ㈜GS를 물적 분할해 에너지전문 사업회사로 설립된 GS에너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대체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신규성장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포스코는 지난 2월 2차전지의 필수 소재인 리튬을 소금물에서 직접 추출하고 생산기간도 기존의 12개월에서 1개월로 대폭 단축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도요타통상과 마그네슘 및 신소재 사업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맺고 경량 자동차 부품에 쓰일 마그네슘을 비롯한 다양한 소재 개발을 함께하고 있다. 미래 신성장동력이 종합소재에 있다는 판단 아래 마그네슘·리튬·지르코늄·티타늄 등 다양한 금속 소재로 영역을 넓히는 상황이다.

한화그룹은 2010년 8월 미국 뉴욕 나스닥 상장사인 태양광 업체 ‘솔라펀파워홀딩스’를 4300억원에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솔라원’으로 변경하면서 태양광사업을 본격화했다. 한화솔라원은 지난해 태양광 모듈 생산량에서 세계 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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