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글로컬라이제이션 전략으로 해외 매출 연 20%씩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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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Global+Localization)’. 대웅제약의 차별화된 글로벌화 전략이다. 해외 현지화 전략을 통해 고품질 의약품과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뜻이다. 최고의 경쟁력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해외에서 발굴해 활용한다. 인력·제품·생산·마케팅 등 모든 제반 여건을 현지화하고, 창출한 이익을 현지에 재투자 한다.

대웅제약 글로벌전략팀 전승호 부장은 “단순히 외화를 벌어들이는 제약사가 아니라 현지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이 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글로컬라이제이션 실현을 위해 본사 시스템의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 연구개발·임상·마케팅·영업 등 모든 업무에서 본사-지사간 실시간 글로벌 업무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지 직원의 본사 교육 프로그램 연수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대웅제약이 토종 제약사 중 내실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올해 30개 국 이상으로 수출 전선 확대 계획

대웅제약은 미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인도 등 7개국에서 판매법인과 지사를 운영한다.

중국에는 지난해 말 소화기 대표제품 중 하나인 뉴란타가 성공적으로 등록돼 올해 여름 발매 예정이다. 우루사는 이미 1년 전 출시됐다. 뉴란타는 소화기의약품의 시장규모가 큰 중국에서 우루사와 함께 중국 사업을 이끌어갈 블록버스터급(연 매출 100억 원 이상) 제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지 제약사인 PT.Infion과 바이오의약품 현지생산을 위한 조인트 벤처 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바이오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아울러 세계 R&D자원을 활용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09년부터 인도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26명의 연구원이 항부정맥제·항고혈압제를 연구하고 있다.

올해에는 거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러시아·터키·중동·중남미로의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외국 지사를 기점으로 한 대웅제약의 해외 매출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2011년 약 65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800억 원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매출을 이끌고 있는 주요 제품은 우루사(간 기능 개선제)·베아제(소화제)·뉴란타(제산제)·네오비스트(CT 조영제)·이지에프(상처치료제)·케어트로핀(성장호르몬제)·루피어(전립선암 치료제)·에포시스(조혈제) 등이다.

‘바이오 트로이카’ 앞세워 러시아·터키 진출

대웅제약은 올해 케어트로핀·이지에프·에포시스 등 ‘바이오 트로이카’를 앞세워 러시아·CIS·터키·MENA(중동-북아프리카 경제협력기구)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케어트로핀은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거나 부족한 환자에게 사용하는 성장호르몬제다. 기존 동결 건조분말 형태였던 제품을 액상화해 재탄생 시켰다.

국내 생명공학 신약 1호 성분인 이지에프는 다리를 자를 수도 있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로 사용된다. 에포시스는 빈혈 환자의 혈구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제다.

루피어도 세계에서 주목받는 제품 중 하나다. 전립선암·유방암·성조숙증·자궁근종·자궁내막증 치료에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 이미 2006년부터 베트남·필리핀 등에 수출했다. 올해에는 관련 시장 규모가 1조 원인 일본을 비롯해 북미·유럽·러시아·중남미·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CT조영제 네오비스트는 지난해 말 러시아와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세계무대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러시아에선 2013년 발매 예정이며 향후 5년간 약 145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러시아에는 이외에도 우루사, 루피어 등 8개 품목을 수출할 계획이다. 러시아를 기점으로 한 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동유럽의 수출 전망도 밝다.

대웅제약은 올 초 중동지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이란과 네오비스트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란의 대표적인 제약그룹이자 유통·생산 계열사를 두고 있는 T.K.J사와 손잡았다. 전승호 부장은 “올해 이란에서 발매될 네오비스트는 5년간 약 1100만 달러의 매출이 기대된다”며 “앞으로 유럽·미국·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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