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채소 봄철 가격 폭등 우려

중앙일보

입력

3천여평의 비닐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양의상(梁義相.43.충남 부여군 세도면)씨는 올 겨울 추위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이달 중순까지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로 난방을 계속했지만 실내온도가 토마토 생육 적정온도인 영상 13도를 밑돌아 토마토가 제대로 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우스 온도 유지를 위해 환기마저 제대로 못해 토마토 3만그루 가운데 9천여그루에는 잿빛곰팡이 병충해가 발생하는 피해까지 봤다.

梁씨는 "하루 15만원쯤 들던 난방비가 올 겨울엔 40만~50만원으로 늘었지만 수확량이 줄어 3천만원 이상 적자가 예상된다" 며 울상을 지었다.

올 겨울 한파와 폭설로 비닐하우스 경작 농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또 올 봄 출하기 채소류 가격도 불안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상추.배추.방울토마토 등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 농작물들은 생산량이 예년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보여 이들 품목이 본격 출하되는 다음달 말 가격 폭등마저 우려되고 있다.

29일 농림부에 따르면 올 겨울 전국에서 3천4백18㏊의 비닐하우스가 폭설로 파손됐고 이 중 7백45㏊에서 재배되던 채소류는 얼어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림부는 시설 비닐하우스(정부규격 기준)의 경우 피해액의 35%까지 무상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규격을 맞추지 못한 대부분의 비닐하우스에 대해서는 개축을 조건으로 지원해준다는 방침이어서 피해 농민들에 대한 보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충남지역 최대 방울토마토 재배 단지인 부여군 세도면 일대 4백여 농가(3백70여㏊)에는 비닐하우스 파손에 병충해까지 겹쳐 수확량 급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지난해 말 ㎏당 1천2백~1천5백원 하던 방울토마토 가격마저 5백원대로 곤두박질했다.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서 상추.쑥갓을 재배하는 김윤식(43)씨는 "폭설로 비닐하우스 9개동이 무너져 1억원 이상의 재산피해를 봤지만 복구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29일 현재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의 농산물 반입량은 평상시보다 1천t 줄어든 5천t에 불과했다.

시장 관계자는 "현재는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파 피해 등으로 반입량 감소가 장기간 지속되면 채소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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