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치료 사망, 면역체계 반응 때문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의학자들은 서투른 유전자 치료 실험을 받던 한 애리조나주 10대 소년의 사망이 연구에 사용된 단백질과 관련된 집단 면역체계의 반응 때문인 것으로 믿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과학자들은 문제의 단백질이 사고 당시 18세였던 제시 겔싱어의 손상된 간으로 새로운 유전자를 운반토록 하기 위해 사용됐으나 의도와는 달리 궁극에는 혼수상태나 기관 파괴를 초래하는 면역체계 반응을 유발했다고 말했다.

유전자 요법으로 사망한 최초의 인물로 알려진 지난 1999년 9월 17일의 겔싱어 사망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에 대한 제소로 비화됐고, 미 식품의약청(FDA)도 수석 연구원인 제임스 M. 윌슨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학의 인간유전자요법연구소 소장인 윌슨은 이달 유타주 스노버드에서 수백명의 의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비공개 의료 심포지엄에서 자신의 연구 결과에 관해 토론했다.

윌슨은 연구 결과가 의학잡지에 게재, 발표되기 전까지는 그에 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으나, 몇몇 의학자들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에 그 결과에 대해 밝혔다.

워싱턴 대학의 의학자인 제프리 S. 챔벌레인은 "윌슨이 유익한 검출작업을 했고 대단히 중요한 관찰을 했다"면서 "그의 연구 결과는 우리가 현재 기대하고 있는 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상대로 확인되지 않은 액수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겔싱어의 유족 대리인인 앨런 밀스타인은 그의 연구 결과에 대해 실망을 표시했다.

밀스타인은 그러나 "윌슨이 겔싱어를 대상으로 한 의료실험을 승인도 받지 않은채 시작했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주장했다.

작년 3월 FDA는 윌슨을 의료 상의 안전규정 위반 혐의로 고소했고 이에 따라 윌슨은 FDA로부터 미국 내에서 의료 실험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FDA는 이와 함께 윌슨과 그가 소속한 대학교에 대해 인체 의약실험을 중단하도록 명령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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