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6월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달보다 하락했다. 제조업은 86으로 4포인트, 비제조업은 83으로 2포인트가 각각 떨어졌다. 업황전망 BSI가 하락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제조업 BSI 전망치는 2010년 10월(99)을 기점으로 100 아래로 내려간 이후 지난해 5월(100)을 제외하고는 줄곧 100 아래 머물러 왔다. 그러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올 들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BSI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얘기다. 거꾸로 BSI가 100 이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또 다른 체감경기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최근 물가가 안정되면서 다소 호전되고 있는 데 반해 BSI 전망치는 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싸고 유럽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오히려 악화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수치도 비슷하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열 중 여섯 곳(59%)은 “올 하반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비슷할 것(21.6%)이라거나 좋아질 것(19.4%)이라는 응답은 훨씬 적었다.
기업은 최근 경기 상황도 부정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최근 국내 경기에 대해 대부분(56.3%)이 둔화 중이라고 답했다. 둔화세는 진정됐지만 정체된 상황이라는 응답도 39.5%로, 부정적 의견이 95.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