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트라이크 존, `법대로 한다'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에서의 스트라이크존이 `규칙대로(?)' 대폭 확대된다.

지난 해 12월 댈러스에서 열렸던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커미셔너 사무국이 스트라이크 존을 야구규칙서에 명시된 대로 적용할 것을 강조함에 따라 25일(한국시간)부터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메이저리그 심판들이 새로운 존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쌓고 있다.

야구 규칙에는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은 홈플레이트를 기준으로 하고 높낮이는 타자의 벨트와 어깨의 중간선을 상한선, 무릎을 하한선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프로야구는 물론 한국과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는 스트라이크 존의 상한선은 타자의 벨트 부분이다.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의 가슴 부분의 높이로 날아올 경우 포수 글러브의 위치는 포수의 머리보다 높아지고 타석의 타자는 자신의 얼굴 가까이 파고드는 공에 위협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이 오랜 관습을 깨고 스트라이크 존의 규칙 적용을 강조하는 것은 심각한 타고투저(打高投低)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마크 맥과이어(세인트루이스)와 새미 소사(시카고 컵스) 등 파워히터들의 대거 등장으로 웬만한 선발투수들의 방어율이 4-5점대를 오르내리는 형편이다.

올시즌 스트라이크 존의 규칙서 적용이 강조되면서 실제 타자들이 느끼는 존은 9인치(약 23㎝), 야구공으로 치면 3개반 정도가 확대된다.

이에따라 스프링캠프를 열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심판 68명은 타자의 가슴팍에 하얀 테이프를 붙여 놓거나 피칭머신의 각도를 높게 만든 상태에서 콜 연습을 하며 새 규칙에 적응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존이 확대되면 모든 투수들이 타자와의 싸움에서 유리해지지만 특히 포크볼이나 커브 등 상하의 낙차폭이 큰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낙차 큰 포크볼을 구사하는 노모 히데오(보스턴 레드삭스)와 사사키 가즈히로(시애틀 매리너스), 타자 얼굴 부근에서 떨어지는 커브를 던지는 로저 클레멘스(뉴욕 양키스), 박찬호(LA 다저스) 등은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로 승수 쌓기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챈들러<미 애리조나주>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