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역사스페셜 '천년전 벤처-장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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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현대적 관점에서 흥미롭게 재구성해 인기를 끌고 있는 KBS1 '역사스페셜' (토.밤 8시)
이 27일 1백회를 맞는다.

1998년 10월 '영상복원 무용총! 고구려가 살아난다' 로 첫 테이프를 끊은 이 프로그램이 다른 역사 다큐멘터리와 달리 비교적 장수할 수 있었던 데는 가상 스튜디오 등 특수영상의 힘이 컸다.

가상 스튜디오는 진행자(유인촌)
가 마치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방송하는 듯한 효과를 내는 것으로 방송사 특수영상제작실이 만드는 영상과 실제 화면을 합성해 시청자의 눈에 하나의 영상으로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제작진이 특수영상을 이용해 역사 유물을 영상으로 복원하는데 성공한 것 또한 역사스페셜의 장수에 큰 보탬이 됐다.

현재 특수영상파트의 제작진 3명이 역사스페셜을 전담하고 있다. 예전의 역사 프로그램에선 유물을 촬영한 화면이 없어 방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1백회 방송분인 '천년 전의 벤처, 해상왕 장보고' 도 이러한 영상효과를 십분 활용한 작품이다. 장보고의 거점인 청해진(전남 완도)
을 영상으로 복원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역사스페셜의 내용도 일반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허준은 과연 스승을 해부했을까' (99년 7월)
, '신라인도 원샷을 했다' (99년 4월)
, '조선시대 궁녀는 전문직이었다' (2000년 8월)
처럼 딱딱하게 여겨지는 역사를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가벼운 소재로 바꿔놓았다.

지난해 3월엔 '한국의 폼페이 풍납토성 지하 4m의 비밀' 이란 프로그램을 방송해 풍납토성을 문화유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역사스페셜 이승원 주간은 "대학에서 영상 교재로 활용되고 책까지 나왔을 정도로 역사의 대중화에 성공한 것으로 본다" 며 "앞으로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숨겨진 인물을 발굴하는데 힘쓰겠다" 고 밝혔다.

우상균 기자<hothe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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