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에는 한국 축구의 문제점을, 후반엔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보았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처음 벤치에 앉은 데뷔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북구의 강호 노르웨이에 2 - 3으로 역전패했다.
지난 2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칼스버그컵 축구대회 첫날 한국은 전반 고종수(수원)의 페널티킥 선취골과 후반 김도훈(전북)의 동점골을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 졌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몇가지 문제점을 보완하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진단, 대표팀은 일단 희망을 갖게 됐다. 히딩크 감독은 "후반처럼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한국은 홍콩 프로선발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파라과이와 27일 3~4위전을 갖는다.
노르웨이전도 역시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 4-4-2시스템의 핵심인 포백 수비 라인은 새롭게 훈련한 지역 방어에 익숙지 않아 조직력에 허점을 드러냈다.
빠르고 힘이 좋은 노르웨이 공격진을 막아내기에는 스피드와 대인(對人) 전담 능력이 떨어졌다.
좌우 윙백 김태영(전남)과 심재원(부산)은 손쉽게 센터링을 허용했고 중앙 수비수 이민성(상무).홍명보(가시와)도 공중볼 다툼에서 열세였다.
골키퍼 이운재(상무)도 단신(1m82㎝)에 수비 범위가 좁아 불안감을 줬다. 수비진은 쓸데없는 백패스와 횡패스로 공격 흐름을 끊어버렸다.
그러나 후반 한국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었다. 이영표(안양)가 투입돼 중앙 미드필드가 두터워지면서 빠른 패스워크와 조직적인 움직임이 살아났다.
고종수의 왼쪽 돌파는 수준급이었고 후반 투입된 김도훈은 정확한 위치 선정과 한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이 돋보였다.
세계 랭킹 14위 노르웨이에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 내용이었다.
다음은 히딩크 감독과의 일문일답.
- 첫 경기 소감은.
"선수들이 초반에 긴장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러나 후반 경기 내용이 좋아 자신감이 생겼다. 동점골 직후 역전골을 허용해 안타깝다."
- 패인을 지적하자면.
"수비에서 한번에 이어지는 노르웨이의 롱패스 전술에 수비가 흔들렸다. 운도 따라주지 않았다."
- 느낀 점은.
"개인기를 키워야 한다. 전술도 중요하지만 1대1 상황과 공중볼 다툼에서 이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 앞으로 계획은.
"이번 대회는 대표팀 점검을 위한 시험무대다. 선수를 고루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하고 기량을 테스트하겠다. 앞으로 2~3주가 중요하다. 경기 내용을 철저히 분석해 훈련에 활용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