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판매 호황에 돌아서 웃는 화학회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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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0일 해질 무렵, 글로벌 화학회사인 다우케미컬의 앤드루 리버리스(58) 회장이 삼성 전용 헬기를 이용해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을 방문했다. 이재용(44) 삼성전자 사장이 마련한 자리였다. 삼성 관계자는 “두 사람은 삼성전자 외빈식당에서 만찬을 하며 어떤 협력을 더 진행해 나갈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나눈 것일까. 리버리스 회장을 수행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다우케미컬은 최근 OLED소재 기술 개발에 주력해 왔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에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아몰레드)가 패널로 사용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에서도 55인치 OLED TV를 선보이면서 OLED 시장은 더욱 성장해 나갈 추세다. 다우케미컬 관계자는 “현재 다우케미컬은 예전의 화학 위주에서 사업을 다각화하려 하고 있으며 전자소재 분야가 주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소재 부문에서 2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8000억원 안팎을 한국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그 가운데 대부분은 삼성전자와의 협력에서 나온다고 한다.

다우케미컬은 OLED 수명을 늘려주고 전력 소모를 낮춘 적·녹·청색 발광 소재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연구원 300명 규모의 경기도 화성 ‘다우 서울 테크놀로지 센터(DSTC)’를 전자소재의 핵심 연구기지화한다는 계획이다. 제롬 페리비어 다우케미컬 수석 부사장 겸 신소재그룹 총괄 사장은 “한국은 세계 전자시장 리더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계 종합화학회사 바스프 역시 전자소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최근 한국바스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우성(55) 대표는 “국내 양대 전자기업 중 한 곳과 사업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단계며 기존 백색가전 분야를 뛰어넘어 고부가가치 전자재료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제일모직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자재료 위주로 개편 중이다. 이 회사는 1977년 패션사업으로 시작해 89년 화학 분야, 94년 전자재료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왔다.

OLED LCD의 뒤를 잇는 디스플레이다. LCD와 달리 옆에서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고, 빠른 동영상을 재생할 때 잔상이 생기지 않는다. 이런 장점 때문에 머지않아 OLED가 LCD를 대치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 다이오드) 역시 OLED의 일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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