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주간 리뷰 - 1월 셋째주

중앙일보

입력

지난주 삼성은 판정 시비끝에 극적으로 터진 주희정의 버저 비터로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고수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심이었다. 일요일 SK와 일전을 치른 삼성은 마지막 공격에서 주희정이 공을 받는 순간 분명히 그의 발이 하프 라인을 넘어가 있었다.

당연히 백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선언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처구니 없게 삼성의 역전승으로 끝나고 말았다. 어떻든 심판 판정 덕분에 1승을 챙긴 삼성은 LG를 1게임 차로 따돌리며 한숨을 돌렸지만 지난 한 주간 가장 빛난 팀은 역시 LG였다.

1. LG의 다시 시작된 상승세

3라운드 시작과 함께 페이스가 떨어지던 LG는 3라운드 마지막을 연승으로 장식하며 다시 삼성과의 선두 다툼에 불을 당겼다. 지난주 3연승을 비롯하여 현재 6연승. 7할대의 가공할 승률이 말해주듯이 LG의 공격 농구는 잠시의 시련을 딛고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다.

LG의 최근 상승세는 새로 가세한 외국인 선수 대릴 프루가 골밑 리바운드에 안정을 가져 오면서 팀에 기여한 것에서 가장 커다란 요인을 찾을 수 있다. 이미 SBS에서 국내 농구에 적응했던 프루는 올시즌 삼성에서도 잠시 대체 선수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농구에 매우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프루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범실이 적고, 팀 플레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무난함에서 그 강점이 엿보인다. 결국 LG가 골밑 안정을 기할 수 있게 되자 특유의 막강 화력이 폭발하며 다시 선두를 위협하게 된 것이다.

현재 LG의 팀 플레이가 상당히 안정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올스타전을 앞둔 이번주에 현대와 동양을 상대로 연승을 올릴 수 있다면 조심스럽게 선두 탈환을 노려볼 수도 있겠다. 최근 삼성의 팀 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은데다가 이번주에 삼성은 한 경기만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LG가 연승을 이어간다면 충분히 순위 바꿈이 가능하다.

2. 점점 낙후되고 있는 심판 판정

팬들이 프로 스포츠를 즐기는 이유는 성숙된 플레이와 세련된 경기 진행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국내 리그의 판정 시비들은 심판들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이것은 비단 농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프로 농구의 특성상 경기 막판에 몇초를 남기고 심판 판정이 엉뚱하게 나온다면 2팀의 승패가 경기외적인 우연에 의해서 갈리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지난 13일 부산 경기에서 주심을 맡았던 조영기씨가 자격 정지를 당한데 이어 21일 경기에서도 엉뚱한 판정이 나와 SK는 공식적으로 재경기를 요구했다. 게다가 최근 기아나 SK, 삼보등은 노골적으로 경기중 심판의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도대체 심판의 자질 문제가 언제쯤 없어질 수 있을지 한심할 따름이지만 프로농구 협회의 졸속 행정에는 심판의 자질 향상을 위한 어떠한 비젼도 없는 모양이다.

만약 재판을 담당한 판사가 일반인조차 이해할 수 없는 엉뚱한 판결을 한다면 국민들은 사법부 전체를 불신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반팬들이 보아도 분명히 잘못된 판단을 세명의 심판이 동시에 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판진 전체를 불신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조장하게 된다.

완전한 판정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명백한 오심만은 없어야 진정한 실력에 의한 정정당당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선수들과 코칭 스탭, 팬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최소한 명백한 오심만은 없는 경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는 심판들의 손에 의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심판 판정의 발전 없이는 국내 프로 농구의 발전 또한 기대하기 힘들다. 보다 소신있고, 공정한 판정을 위해 심판들의 처우 개선 및 교육 프로그램 확충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심판들이 스스로 소명 의식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정신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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