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오피스SW 일본시장 점령 '시동'

중앙일보

입력

국산 오피스(사무용) 소프트웨어(SW)의 일본시장 진출이 시작됐다.

지난 98년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위기를 맞았을 때만해도 존립 자체가 불투명했던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 업계가 그동안 빠르게 성장해 해외시장을 넘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나모인터랙티브(이하 나모), 한컴리눅스, 씽크프리 등 주요 오피스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최근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특히 사용자 환경이 비슷하고 시장규모가 큰 일본 시장 공략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 홈페이지 저작 프로그램 시장을 석권한 나모는 지난 99년 일본 시장에 가장 먼저 닻을 내려 현지 유통업체인 에모리상사를 통해 제품을 판매, 발판 다지기에 성공했다.

나모의 일본어판 제품은 10여개 제품이 경쟁하는 일본 시장에서 IBM의 `홈페이지 빌더'', 데비소프트의 `제작왕''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다.

나모는 지난해 하반기 4.0 버전을 내놓으면서 일본 광고대행사 1위 업체를 통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앞세운 대대적인 광고전에 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현재 2위와의 격차를 근소한 차이로 좁혔다.

나모는 올해 5.0 버전, 내년에 6.0 버전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고 이렇게 되면 2003년에는 일본내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모는 지난해 일본에서 7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리눅스용 문서작성, 그래픽, 표계산 등의 오피스 패키지 제품인 `한컴오피스''를 개발.판매하는 한컴리눅스의 일본 시장 공략도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한컴오피스는 세계에서 3번째로 개발된 리눅스용 오피스 제품으로 선발 제품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일본어, 중국어 등 한자문화권에서는 유일한 리눅스용 제품이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미국 레드햇의 일본 법인과 제휴를 통해 일본 사무소를 낸데 이어 지난해 7월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한컴리눅스는 일본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리눅스 OS(운영체제) 제품인 `바인리눅스''와 한컴오피스를 한데 묶은 `두 오피스''라는 제품을 오는 2월 일본시장에 본격 출시한다.

두 오피스는 한컴리눅스가 개발하고 생산하지만 레드햇 일본법인이 기획.마케팅을 맡아 소프트뱅크의 판매망을 통해 일본 전역에서 판매된다.

두 오피스는 이같은 각 분야 최고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일본 리눅스 오피스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한컴리눅스는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웹 오피스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씽크프리도 지난해 10월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일본 시장 공략의 깃발을 올렸다.

이 회사는 회원들에게 인터넷에서 자사 오피스 제품을 다운받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범 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어느 정도 회원이 모이면 이를 유료화할 계획이다.

또한 현지 IT 회사와 제휴를 통해 관련 제품과 묶어 번들로 판매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한국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지만 소프트웨어의 판매가격은 한국에 비해 10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로서는 어느 곳보다 매력적"이라며 "멀지 않아 국산 제품이 업계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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