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당선 오병윤 사퇴" 광주시민 분노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통합진보당의 오병윤(사진·광주 서을) 국회의원 당선자가 당권파의 중심인 당원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광주 지역 시민단체가 분노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당선된 오 당선자의 행동은 광주시민들의 뜻을 저버린 것이라며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오 당선자는 지난달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후보 공천을 아예 하지 않기로 합의해준 덕분에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출마해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했다.

 정영일(53)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25일 “오 당선자에 대한 각계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오 당선자는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뜻이 담긴 광주시민들의 선택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 당선자는 당의 공식적 결정기구인 혁신비대위에 온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당선자가 통합진보당의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상황에서 구성된 당권파의 ‘당원비대위’의 위원장을 맡은 데 대한 엄중한 경고였다. 이들은 또 “오 당선자는 통합진보당의 쇄신과 광주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보적 성향의 광주 시민단체들이 통합진보당과 오 당선자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의 사태를 가볍게 넘겨선 안 된다는 위기 의식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