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장댁 아들…" 이해찬, 텃밭서 다시 뒤집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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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충남도당 임시대의원 대회 및 당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가 25일 충남 천안시 상록리조트 그랜드홀에서 열렸다. 김한길(왼쪽)·이해찬 후보(오른쪽)가 다른 후보의 연설을 들으며 미소 짓고 있다. [뉴시스]

연일 엎치락뒤치락이다. 25일 대전·충남에서 벌어진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5라운드에서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밀어내고 다시 선두를 되찾았다. 1위를 뺏긴 지 하루 만이다. 이 후보는 426표(누적득표 1398)를 얻었다. 김 후보는 169표(1193표)로 2위로 밀렸다. 두 후보 간 누적득표 차는 205표로 벌어졌다. 선두가 바뀐 것은 세 번째다.

 지역별 경선 승수만 따지면 김 후보가 3대 2로 앞선다. 김 후보는 울산, 광주·전남, 대구·경북에서 이겼다. 이 후보는 부산, 대전·충남에서 승리했다. 이 후보가 누적득표에서 앞서는 건 한 번 이길 때마다 큰 표 차이로 이긴 덕분이다.

 이날 경선은 오후 1시 충남, 오후 4시 대전에서 따로 진행됐다. 광역시·도를 한 묶음으로 경선을 치렀던 다른 지역과는 달랐다. ‘비(非)이해찬’ 후보 측에선 “이것도 꼼수 아니냐”고 반발했다. 충남 청양 출신인 이 후보를 의식했다는 거다. 충남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 이어지는 대전 경선에서 ‘밴드왜건(우세한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 효과를 보려고 일정을 조정했다는 지적이었다.

 충남에선 이 후보 완승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후보는 연설 첫머리에 “제가 청양 이면장댁 아들인 거 다 아시죠?”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도당위원장을 5년 동안 맡았던 천안 출신 양승조 의원은 이 후보 캠프 좌장을 맡았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측근인 박양수 전 의원은 행사장을 돌며 대의원들에게 “1번 이해찬, 2번 추미애”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해찬·박지원 연대’는 여전히 작동 중이었다. 대회장 주변에선 “김한길은 찍지 말라는 오더가 내려갔다”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26일 경남에선 김 후보의 우세가 점쳐진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버티고 있어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경남 김해·양산 정도를 빼놓고는 모두 김 지사 영향력 안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7일 제주 경선도 김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전망이 많다.

 관건은 수도권이다. 서울·경기·인천은 전체 대의원 1만2407명 중 절반인 6065명이 배정돼 있다. 지방에서 세 자릿수 이상의 표차로 뒤져도, 수도권에서 선전하면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수도권 경선은 다음 달 9일 임시전당대회와 함께 치러진다.

 한편 이해찬·우상호 후보를 제외한 김한길·이종걸·추미애 등 6명의 후보는 당 지도부가 정책대의원을 추가 선정하려는 데 대해 공동성명을 내고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히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전·천안=양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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