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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랙·티아라·김장훈·허각 … 오늘 파주서 놀라운 ‘골프장 콘서트’ 열리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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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등규 회장이 24일 집무실 앞에 걸린 지난해 콘서트 사진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대보그룹]

“아이들이 ‘콘서트 할아버지 오셨다’고 환호할 때 정말 흐뭇하죠.”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면 국내 골프장에서 열리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있다. 4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마스터스가 세계 골프의 봄을 알린다면 이 콘서트는 국내 일반인에게 골프장을 무료 개방하는 자선 축제의 장이다.

 26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10회 서원밸리 그린 콘서트’가 그 무대다. 올해는 엠블랙·티아라·바비킴·김장훈·백지영·허각·김조한·김태우 등 인기가수와 개그맨 이수근·박미선 등이 출연한다. 이 콘서트는 골프장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시작한 소규모 이벤트에서 파주지역의 대형 문화축제로 성장했다.

 그 중심에는 서원밸리 골프장(18홀)의 모기업인 대보그룹 최등규(64) 회장이 있다. 첫해 1500여 명이 다녀갔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3만3800여 명의 엄청난 인파가 하루 종일 골프장 나들이를 즐겼다. 4000대에 달하는 차량 주차를 위해 올해도 퍼블릭 코스의 페어웨이를 개방한다. 골프장의 생명인 잔디가 훼손될 게 자명하지만 콘서트 이틀 전 만난 최 회장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마치 객지에 나가 있던 가족들이 명절 때 한데 모이는 그런 기분이 들어요. 가족이 다 모이면 언제나 즐겁고 축제 같잖아요. 아이들은 맨발로 골프장 잔디밭을 뛰어 놀고 벙커에서 씨름을 하고 그 얼마나 보기 좋은 광경입니까.”

 충남 보령에서 가난한 농부의 5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최 회장은 18세 때 빈손으로 무작정 상경했을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갖은 고생 끝에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중견 그룹의 오너가 됐지만 가슴속엔 땔감을 하고 놀던 고향 마을의 태봉산이 깊이 자리하고 있다. 그 유년의 기억이 최 회장을 ‘나눔의 장’으로 이끌었다. 콘서트 준비 및 골프장의 영업 손실 등을 따지면 해마다 최소 5억원씩을 지출하고 있다. 또 그동안 음식물 판매와 바자회 수익금으로 지난해까지 3억원 이상의 자선기금을 모아 파주보육원 등에 전달해 왔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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