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해외부문 구조조정·감원 마무리단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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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자동차가 사무직 감원을 거의 마무리한데 이어 다음달 16일 생산직에 대한 정리해고만 끝내면 구조조정의 핵심인 인력조정은 완료된다.

대우차는 이에 따라 경쟁력 없는 해외 사업부문에 대한 매각.분리작업을 본격화하는 등 나머지 자구안을 계획대로 진행시킬 방침이다.

◇해외부문 구조조정 본격화= 대우차는 영국 소재 워딩기술연구소가 최근 영국 법원으로부터 현지관리인 선임 및 재산보전처분 승인을 받음에 따라 이 연구소 매각작업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세계적 컨설팅업체인 KPMG사 소속 전문가 2명을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대우차는 이들이 대우차 관리인인 이종대(李鍾大) 회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재산보전과 함께 유럽 자동차 전문기업으로의 매각 협상을 추진하게 된다고 밝히고 연구소 구조조정으로 상당한 사업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국 판매법인은 이 연구소와 별도 회사로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영국에서 정상적으로 대우차를 판매하고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차가 지난 94년 자동차 엔지니어링 회사인 IAD사로부터 인수한 이 연구소는 누비라.마티즈와 해외 현지모델 일부를 개발해왔으며 현재 직원 500여명이 근무하고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자금흐름과 수익개선에 부담을 주는 경쟁력이 취약한 다른 해외 사업부문에 대해서도 매각.분리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무직 인력감축 이달말 완료= 대우차는 지난 19일 과장 이상 책임자급 전 직원에 개인별 평가점수와 정리해고 준거기준을 통보했으며 이달말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의원퇴직을 실시한다.

인력조정 대상자는 과장급 160명, 차.부장급 140명 등 300명으로 자신의 점수를 판단, `알아서 나가라'는 것. 대우차는 의원퇴직자가 300명에 미달할 경우 그만큼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한편 대우차 사무노위가 퇴직자들에게 위로금을 갹출, 지급하는 문제를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4천929명 중 4천52명(82.2%)이 참여, 2천567명(63.4%)이 찬성했다.

사무노위는 1명당 체불 상여금의 50%를 넘지 않는 한도에서 위로금을 갹출할 예정이며 위로금은 퇴직자 직급에 관계없이 1명당 800만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정액 지급하기로 했다.

사무노위 관계자는 "떠나는 동료.선배들을 위해 회사에 남는 직원이 자발적으로 위로금을 만들어준 사례는 다른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생산직 감원 내달중 마무리= 생산직에 대해서는 이달말까지 받는 의원퇴직 신청 추이를 봐가며 노조와 감원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회사측이 이미 생산직 2천794명에 대한 정리해고 계획서를 노동부에 제출한데다 노조는 경영혁신위원회 결렬과 함께 파업돌입을 선언한 상태여서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의원퇴직자를 뺀 인원에 대해서는 강제 감원이 불가피하고 노조의 반발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가 부분파업에 돌입했을 때 조합원의 참여도가 극히 낮아 공장이 정상가동됐고 이후 파업일정 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반발의 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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