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서 웃은 포스코건설, 송도에서는 심기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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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기자]
지난해 10월 포스코건설은 충남 세종시에서 함박 웃음을 지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시장이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시에 공급한 2개 단지가 청약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같은 날 청약 접수를 받은 세종 더샵 센트럴시티와 세종 더샵 레이크파크는 평균 62대 1, 최고 141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분양을 마쳤다. 계약기간 내 계약률도 95%를 넘었다.

이 두 단지가 들어서는 M1블록, L1블록의 원래 주인은 쌍용건설이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던 2009년 9월 쌍용건설이 계약해지를 당해 주인 잃은 땅이 됐다.

토지 대금 장기연체가 이유였지만 경기가 가라앉고 세종시 개발은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융비용 등이 부담스러운 쌍용건설이 계약해지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땅을 버린 셈이다. 다음해 세종시에 땅을 분양받은 건설업체들이 무더기로 계약을 해지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쌍용건설이 버린 2개 필지를 사들인 건설업체가 바로 포스코건설이다. 그것도 다른 필지보다 3.3㎡당 50만원 비싸게 샀다. 공공기관이 들어서는 중앙행정타운을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데다 호수 조망을 확보한 알짜 땅이었기 때문에 땅값이 다소 비쌌다.

아무튼 지난해 세종 더샵 2개 단지 분양대박 이후 쌍용건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포스코건설은 활짝 웃었다.

그런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입장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송도국제도시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국제업무지구는 포스코건설의 텃밭이다. 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주도하는 NSIC(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의 지분 30%가 포스코건설 몫이다. 포스코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더샵’을 단 아파트만 1만 여 가구가 넘게 모여 있다. 서울에 있던 사옥도 이곳으로 옮겼다.

초기에는 텃밭에서 포스코건설의 청약 성적이 화려했다. 2005년 6월 처음 분양한 더샵 퍼스트월드 1차는 평균 72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2007년 6월 더샵 센트럴파크 1차, 12월 센트럴파크 2차에 이어 2009년 12월 더샵 그린애비뉴까지 포스코건설이 국제업무단지에 공급한 6개 단지는 평균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송도 불패’ 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물론 포스코건설은 이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텃밭 국제업무지구에서 올해 두 번째 더샵vs푸르지오 격돌

하지만 불패 신화도 더샵 그린애비뉴를 마지막으로 꺾였다. 2009년 12월에 분양한 더샵 그린 애비뉴는 평균 22대 1, 최고 53대 1을 기록해 ‘역시 송도’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1년 4월 분양한 더샵 그린스퀘어는 순위 내에서 미달되는 참패를 당했다.

충격을 받은 포스코건설은 몸을 사렸다. 결국 같은해 10월 NSIC(포스코건설 지분 30%)는 국제업무단지 내 아파트 용지 1개 필지(D24블록)를 네덜란드‧프랑스 합작 회사인 오시아홀딩스에 판다. 이 땅은 포스코가 더샆 브랜드를 달고 2007년 공급한 더샵 센트럴파크 1‧2차에 이어 3차를 짓기로 내정된 곳이다.

송도국제도시의 중앙공원인 센트럴파크 한쪽 면을 따라 3개 단지가 나란히 더샵 브랜드를 달기로 계획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을 산 오시아홀딩스 자회사인 아스트로개발은 대우건설에 시공을 맡겼다. 더샵이 푸르지오가 된 것이다.

땅을 팔고 2개월 후인 12월 포스코건설은 국제업무지구에 그린워크 더샵 1차를 분양했고 안정적인 청약 성적을 거뒀다. 현재 계약률은 80%를 넘었다. 이어 올 3월 더샵 그린워크 2차도 공급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분양대결을 펼치게 된다. 대우건설이 이미 시공하기로 돼 있었던 아트윈 푸르지오와 같은 날 청약을 받게 됐다.

청약 결과는 비슷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대우건설에 판정패했다는 평이다. 당시 순위 내 청약결과가 대우건설의 아트윈 푸르지오 주상복합은 1.4대 1, 포스코건설의 더샵 그린워크2차는 1.1대 1이었다.

그런데 포스코건설은 6월 대우건설과 또 다시 분양대결을 펼치게 됐다. 그것도 원래 더샵이 들어서야 할 땅에 들어서는 푸르지오와 말이다. 더샵 그린워크 3차(전용 60~115㎡ 1138가구)와 대우건설에 시공권이 넘어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전용 84~215㎡, 551가구)다.

포스코건설 입장에서는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청약 성적이 잘 나오면 꽤나 배가 아플 법도 하다.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의 청약 성적에 대한 전망은 의견이 분분하다. 송도국제도시 경기가 전체적으로 가라앉아 있는 데다 지난해 12월부터 공급물량이 꽤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지가 좋아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송도국제도시의 허파로 불리는 센트럴파크와 단지가 맞닿아 있고 국제업무단지 주요 시설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송도컨벤시아가 가까워 알짜 부지라는 것이다.

아무튼 이래저래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를 바라보는 포스코건설의 심기는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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