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TV 새 일일드라마〈우리가 남인가요?〉

중앙일보

입력

KBS 1TV는 다음달 5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오후8시 25분〈좋은걸 어떡해〉의 후속으로〈우리가 남인가요?〉(극본 최현경. 연출 이성주)를 방송한다.

이 드라마는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고비를 거쳐 결혼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주축으로 개성있는주변인물들이 펼치는 다양한 사랑과 갈등의 양상을 담아낸다.

주인공격인 '연상의 여자' 박윤주와 '연하의 남자' 한동욱에는 각각 배종옥과 김호진이 캐스팅됐으며, 나문희, 주현, 박원숙, 이정길, 김영애 등의 중견 연기자와 박광현, 서유정, 김채연 등의 신진 연기자가 출연한다.

드라마는 전쟁통에 가족과 헤어져 오분희(나문희 분)의 집에서 친아들처럼 자랐던 한상호(이정길 분)가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자신이 소유한 집에 세입자로 들어오는 오분희를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오분희는 한상호에 대해 증오의 감정만이 남아있는 상태. 자신이 역시 친딸처럼 거둬 길렀던 고아 인자를 한상호가 임신시키고 미국으로 도망쳤다는 오해 때문이다.

당시 태어난 아이가 바로 박윤주. 그는 브랜드네이밍 회사에 다니는 깐깐하지만 시원시원한 성격의 여성으로 등장한다.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한상호의 아들 한동욱이 연하의 남자를 우습게 보는 박윤주에게 애정을 느끼면서 극의 전개는 빨라진다.

초반부에는 연상의 여자와 연하의 남자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기까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중반부에는 두 사람이 배다른 남매일지도 모른다는 점 때문에 겪게 되는 갖가지 갈등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진실〉,〈이브의 모든 것〉,〈엄마야 누나야〉등 최근의 많은 드라마들이 애용하는 소재인 '출생의 비밀'을 다시 중심 모티브로 삼은 것이 눈길을 끈다.

극의 전개과정에서 이 소재에 너무 집착하다보면, 왜곡된 가족관계의 묘사에 질려있는 시청자의 짜증을 자아낼 우려도 있어 제작진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은 연기자의 전형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살리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도회적이고 깔끔한 배종옥과 반듯하면서도 애교넘치는 김호진은 물론이고, 나문희 또한 자신이 구축했던 꿋꿋하고 억척스러운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로서의 모습을 이 드라마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90년 KBS 1TV 일일드라마〈서울뚝배기〉에서 과장이 심한 허풍쟁이 연기를 코믹하게 보여줬던 주현이 이 드라마에서 오분희의 아들로 등장해 다시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된 것도 관심거리.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이성주PD는 "'평범함이 곧 진리'라는 생각으로 따뜻하고 인간냄새 나는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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