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강한 달러' 고수… 국내사 타격클듯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폴 오닐 재무장관 지명자가 클린턴 행정부의 '강한 달러' 정책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으로 엔화 가치가 급락세로 돌아서 달러당 1백20엔에 육박했다.

18일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오전 한때 전날보다 2.6엔 떨어진 달러당 1백19.90엔까지 밀렸다.

이후 엔화는 소폭 반등해 전날보다 1.81엔 내린 달러당 1백19.11엔으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1999년 7월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오는 20일 부시 행정부 출범에 앞서 17일(현지시간) 열린 미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오닐 재무장관 지명자는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은 변함이 없다" 고 밝혔다.

이는 공화당으로의 정권교체와 오닐이 민간 제조업체 회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강한 달러 정책에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라면 엔화 가치가 곧 달러당 1백20엔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럴 경우 일본 상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제품들의 수출이 나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닐은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한 대규모 감세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강한 달러를 위해서는 긴축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한데, 감세안은 느슨한 재정정책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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