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스마트폰 = 모바일카드 ‘환상짝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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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궁합’을 이루는 신용카드와 스마트폰이 만나면 생활의 달인이 된다?

 스마트폰보급률이 이동통신가입자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제는 신용카드가 스마트폰과 만나 ‘신마폰’ 세상을 만들고 있다. 모바일카드시대가 우리 곁에 다가 와 있다. 우리나라 신용카드발급수가 1억장이 넘고 1인당 평균 5장의 카드를 가졌다고 한다.

 사실 보통사람의 지갑을 펴면 형형색색의 각종 신용카드와 멤버십카드,쿠폰카드 등 여러개 카드가 지갑에 꽃혀있다. 여기에 현금까지 넣으면 배불뚝이 지갑으로 뒷주머니가 불룩해진다. 카드가 많아 정리하고 싶지만 나름대로 쓸데가 있어 차라리 명함과 카드를 겸용으로 쓰는 작은지갑을 하나 더 장만하는 사람이 많다.

 모든 카드를 통합시키고 싶을 때 모바일카드가 대안이다. 모바일카드는 휴대전화 금융 USIM(가입자 인증 식별 모듈)칩에 내려 받아 플라스틱 카드 없이도 결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근거리 무선통신(Near Field Communication)기술을 이용해 가까운 거리에서 단말기 간 데이터를 전송하여 결제한다.

 결제는 물론 다양한 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모바일카드는 멤버십카드와 쿠폰까지 담을 수 있는 전자지갑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상점·온라인 쇼핑몰·대중교통 요금 등을 지불 할 때 일일이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가 없다. 휴대폰만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결제 끝’이다. 모바일카드는 설치도 간단하다. 이미 발급받은 신용카드만 있으면 간단한 절차로 쉽게 가입 할 수 있다. 발급비용도 적고 카드를 잃어버려 은행에 지급정지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넓어지는 모바일카드시장=현재 모바일카드 시장의 절대강자는 하나SK카드다. 하나SK카드는 2010년부터 글로벌 카드사인 비자카드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카드를 만들어 보급했고, 지난해 말 현재 18만 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모바일 카드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하나SK카드는 올해 모바일카드 고객 100만명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동시에 모바일커머스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를 강화한다. 하나SK카드는 모바일카드 매출의 절반 이상을 모바일커머스시장에서 올렸다. 작년 1월 전체 모바일카드 매출의 10% 수준이었던 모바일커머스 비중이 올해 57%로 늘었다.

 이에따라 하나SK카드는 스마트폰 전용 ‘하나SK카드 카드서비스 앱’을 선보이며 국내최초로 카드번호 자동 인식 기능을 구현했다. 이 카드번호 자동 인식 기능은 신용카드 IC칩을 가까이 대면 스마트폰이 카드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해 고객들은 비밀번호만 입력하고 카드이용내역 등 조회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일반카드로 온라인 결제할 경우 카드번호·CVC·비밀번호·유효기한 등 여러 정보를 입력해야 하지만 모바일카드는 비밀번호 하나만 입력하면 된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전자지갑인 ‘신한 스마트월렛’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한 스마트월렛은 신한카드의 모바일 신용·체크카드, 이동통신사·유통업체 등의 각종 멤버십과 카드사나 가맹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쿠폰을 하나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신한 스마트월렛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똑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멤버십·쿠폰을 한 폴더에 저장해 결제시 해당 폴더를 선택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즐겨찾기 폴더’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서 할인 받을 수 있는 신한카드와 아웃백의 멤버십 카드와 쿠폰을 한 폴더에 담아 놓으면 결제할 때 여러 번 찾을 필요가 없다.

 또 자신이 이용한 가맹점을 평가하고, 평가정보를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는 ‘여기 좋아요!’ 기능도 매우 유용하다. 고객에게 가맹점별 혜택이 가장 좋은 카드를 추천하고 바로 발급 신청을 할 수 있는 ‘혜택 좋아요!’ 기능도 있다. 안드로이드 버전은 구글 플레이 및 T스토어와 올레 마켓 및 oz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아이폰 사용 고객은 이달 말쯤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는 현재 발급 중인 주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100여 종의 카드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있다. 이동통신 3사에서 모두 발급이 가능하며 올해 말까지 150종으로 늘린다. 올해 2월부터는 모바일카드로 결제하면 추가로 할인한도를 부여하는 ‘Tap 카드’를 출시했다. 이마트·홈플러스·패밀리마트·GS25 같은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월간 할인한도가 8만 원까지 늘어나며 전월 이용실적에 상관없이 이용금액의 2%를 추가로 할인한도를 높여준다.

 BC카드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이 주관하는 ‘모바일 지급결제 표준화 추진협의회’에 참여 해 BC의 ‘차세대 모바일카드’가 모바일카드 지급결제 국가표준(KS)으로 제정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 BC카드는 KT와 손잡고 ‘업턴(UPTURN)’이라는 모바일카드를 내놓았다. 업턴 모바일카드로 KT 통신요금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매달 최대 1만4000원을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LTE 스마트폰 요금 할인 특화상품인 ‘업턴 와프(UPTURN WARP)’ 카드도 내놓았다. 업턴 와프 모바일카드도 통신요금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매달 최대 1만4000 원 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또 이 카드로 온라인가맹점 및 모바일쇼핑몰을 이용하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BC카드는 모바일카드 이용 활성화를 위해 먼저 오프라인 가맹점 대상으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소액결제가 많이 이뤄지는 편의점·대형 할인점·패스트푸드점 등 전국형 가맹점을 중심으로 올 연말까지 모바일카드 결제단말기 5만7000개를 보급하기로 했다. 유명 온라인 쇼핑몰과 프로모션도 진행하는 등 온라인 이용 혜택도 강화한다.

 이마트몰·현대몰·11번가·G마켓 등 총 11개 인터넷몰에서 오는 6월 30일까지 BC모바일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11월부터 갤럭시S, 갤럭시S2, 베가레이서, 옵티머스3D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카드 발급을 하고 있다. 현재 발급 중인 63종의 카드를 유심 기반으로 모바일 카드로 발급한다.

 비접촉식(RF) 결제 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KB국민카드나 KB국민은행 영업점 또는 KB국민카드 홈페이지(www.kbcard.com)를 통해 신청한 뒤 KB국민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입력해 결제기능을 부여하면 된다.

 삼성카드도 통합 서비스가 담긴 스마트폰용 전자지갑을 연내에 출시한다. 삼성카드가 구상하는 전자지갑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모바일카드·멤버십기능·쿠폰 기능을 모두 탑재해 일반 플라스틱 카드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NFC 기반의 모바일카드 결제서비스를 롯데백화점에 도입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롯데카드와 협력해 관련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지점별로 차례로 도입, 최근까지 시범 운영했다. 모바일결제 서비스 도입으로 롯데 모바일카드를 발급받은 사람은 전국 롯데백화점에서 결제를 비롯해 할인쿠폰사용, 멤버십 적립 등 기존 롯데카드를 통해 이뤄지던 서비스를 실물카드 없이 휴대폰에 다운받은 모바일카드 터치로 한번에 해결 할 수 있다.

 롯데 모바일카드는 롯데카드 홈페이지, 롯데카드센터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 후 모바일카드 지원가능 휴대폰(갤럭시S2 포함 약50여종) 여부를 확인한 후 SMS 안내로 카드발급을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단말기·가맹점부족=모바일카드 사용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모바일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나 가맹점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모바일카드 시범사업을 끝내고 본격적인 NFC 결제 서비스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서비스를 낯설어 하는 점포주나 소비자가 많다. 현재 모바일카드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숫자는 7만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카드업계에선 “카드사들이 모바일카드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시장 여건이 안 좋은다”며 “앞으로 모바일카드 단말기와 가맹점이 늘어나면 모바일결제 서비스 산업이 급속도로 팽창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찬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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