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사끼짬뽕, 한국에도 있다더라" 日서 소문 퍼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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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라면의 본고장 일본이 한국 라면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원전 사고 여파에 한류 효과까지 겹쳤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에 수출된 한국 라면은 5278만 달러(약 613억원)어치로 전년보다 35%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2653만 달러)과 미국(2052만 달러)으로 수출된 라면을 합친 것보다도 많은 수치다. 중국은 2006년 이후 한국 라면의 수출국 1위였지만 일본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면서 2010년 2위로 밀려났다.

 라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독 일본 수출이 급증한 데는 원전사고 영향이 컸다. 삼양식품 최남석 홍보실장은 “지난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라면 주문이 가파르게 증가했다”며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소비자가 한국 가공식품, 특히 라면이 안전하다는 인식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팝 열풍도 한국 라면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농심은 지난해 일본에서 걸그룹 티아라를 광고 모델로 쓰면서 인기를 끌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는 남성 아이돌 그룹 비스트를 광고 모델로 써서 한류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대비 10%대 매출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는 새로 나온 하얀 국물 라면이 일본 수출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 1월 일본에 ‘나가사끼짬뽕’ 수출을 시작하면서 전체 수출금액이 40% 넘게 증가했다. 특히 나가사끼짬봉의 원조인 나가사키현이 있는 일본 규슈 지방에서 이 상품을 많이 찾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일본의 나가사끼짬뽕이 한국에도 있다더라”는 소문이 일본 내에 퍼지면서, 일본 TV와 신문에 여러 차례 소개된 게 인기 요인이다. 오뚜기 역시 지난해 말부터 하얀국물 라면인 기스면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기스면 광고모델로는 아이돌그룹 JYJ 출신 박유천을 써서 한류 효과도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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