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문학 서로 배울 것 많아 … 소통하고 이해하는 노력 필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제6회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작가들. 왼쪽부터 문충성 시인, 김치수 평론가, 황동규 시인, 쑨사오전(孫紹振) 평론가, 난판(南帆) 푸젠성(福建省) 문학연합회 주석. [사진 한중작가회의]

“황동규 선생님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시적 모험을 하는 자세가 감동적입니다.”(수팅·舒<5A77>)

 “수팅 시인은 큰 시인입니다.”(황동규)

 21일 제주에선 한국어와 중국어가 교차하는 문학의 향연이 펼쳐졌다.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6회 한·중작가회의에서다. 2007년 시작된 이 회의는 올해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해 ‘양국 문학의 소통과 이해’라는 주제로 23일까지 열린다. 한국에선 현길언(소설가), 오생근(평론가) 등 21명이, 중국에선 웨이웨이(魏微·소설가), 양잉(楊瑩·시인) 등 18명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열린 낭독회는 시와 소설 분과로 나뉘어 진행됐다. 시 분과는 한국의 황동규(74) 시인과 중국의 ‘몽롱파’ 시인 수팅(60)의 낭독으로 시작됐다.

 황 시인이 최근작 ‘사는 기쁨’을 낭독하고 수팅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 ‘천직’을 잇따라 읊었다. 이어 한국의 문충성(74), 이시영(63) 시인 등과 중국의 칭핑(淸平·50), 옌리(嚴力·58) 시인 등이 짝을 지어 낭독을 이어갔다.

 소설 분과에선 한국의 박상우(붉은 달이 뜨는 풍경) 작가와 중국의 류안(劉岸·마란의 천지) 작가 등이 짝을 이뤄 서로의 작품을 낭독했다. 분량이 긴 소설의 특성상 이야기를 압축해 낭독했음에도 작품의 주제의식 등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기조 발제가 있었다. 한국 측에선 홍정선 문학과지성사 대표가 ‘서구화에 대한 반성, 그리고 한·중문화의 바람직한 관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홍 대표는 “서양에서 배우는 것에 못지 않게 한국과 중국이 서로 배울 게 많다.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을 가진 사람들의 교류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우커징(吳克敬) 시안시작가협회 주석도 ‘문학의 힘’이란 발제를 통해 “삶의 절망적인 부분을 메워주는 것이 문학의 힘”이라며 양국 문학의 교류를 강조했다.

 이번 회의를 공동 주최한 파라다이스문화재단 김주영(소설가) 이사장은 “문학이란 서로의 얼굴에 비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한·중 작가들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면 언어 장벽도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