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한국경제 뜨거운 감자 '현대호'

중앙일보

입력

우리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것은 아직도 '대우 대란(大亂)' 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렵사리 대우의 늪을 건너고 있는 우리 경제는 다시 '현대' 라는 거함(巨艦)의 항해를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중반부터 불거진 현대 투신.건설.전자 등 이른바 '현대 3재(災)' 의 유동성 위기는 비록 과거 대우 때와는 상황이 다르긴 해도 정부.채권단과 현대측의 '힘겨루기' 양상 속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대우에 덴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해 한때 부실기업 퇴출 명단에 현대건설 등을 포함시키려던 '시장원리' 를 사실상 포기했다.

대신 산업은행이 현대의 회사채를 인수하는 등의 조치로 현대는 일단 굴러가고 있다.

"발권력을 동원한 현대 살리기" 라는 국내외의 따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현대 해법이 이같은 가닥을 잡은 것은 '현대 3재(災)' 의 한 축이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그룹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경제 전반에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정작 현대는 유동성 위기를 어찌어찌 넘긴다 해도 오너 회장의 경영 장악력이 떨어진 가운데 그룹과 계열사의 경영 조직도 크게 약화한 상태라 '누가' 현대호(號)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현대 문제부터 풀려야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한결같이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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