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여수엑스포 살리기’해결사로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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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 축구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 경기를 찾은 박지성 선수가 관중들에게 축구공을 선물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공인(公人)’으로서 행보를 시작한다. 단순히 축구를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자 팔을 걷어 붙였다. 첫 걸음은 ‘여수엑스포 살리기’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는 20일 “(박)지성이가 23일 태국에서 열리는 제2회 아시안드림컵(박지성 자선경기)을 마친 뒤 귀국해 전남 여수에서 열리고 있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이하 여수엑스포)장을 방문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성이가 여수엑스포 흥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TV 뉴스를 본 뒤 즉석에서 엑스포장 방문을 일정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일정이 무척 빡빡할 뿐만 아니라 대회 관계자의 방문 요청이 없었는데도 자진해 여수행을 결심하는 아들의 모습에 대견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지난 2월 여수엑스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금전적인 보상이 없었음에도 국가적인 행사에 힘을 보탠다는 생각으로 대회 조직위원회 측의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 곧이어 영국 맨체스터에서 진행한 홍보영상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박지성은 당시 소속팀 맨유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어 고전 중이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카메라 앞에서 활짝 웃었다.

 축구계에서 박지성은 이미 경기는 물론 각종 활동에서 솔선수범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자선축구경기를 창설해 아시아 축구 발전에 힘을 보태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첫 대회가 열렸고, 올해는 태국에서 두 번째 대회를 치른다.

 또 동아시아 유소년 축구 발전을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JS컵유소년 축구대회)도 만들었다. 올해부터는 불우한 환경에도 꿋꿋이 운동에 전념하는 축구 유망주들을 돕기 위해 ‘박지성 장학생(JS 슈팅스타)’도 선발한다.

 박지성은 20일에는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K-리그 경기장을 찾았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경기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직접 관전했다.

그는 3만7000여 관중 앞에서 “K-리그 발전을 위해 경기장을 많이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올 시즌 관중이 40% 가량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K-리그 흥행에 도움을 주고자 직접 경기장을 방문한 것이다.

 박성종씨는 “30대에 접어든 이후 지성이의 생각하는 폭이 눈에 띄게 넓어진 것을 느낀다”면서 “자신과 동료들만을 생각하던 전형적인 축구선수에서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반을 걱정하는 듬직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흐뭇해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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