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자 획기적 에이즈 치료법 개발

중앙일보

입력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정상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단백질이 한국 과학자에 의해 합성되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이트헤드 생의학연구소의 피터 김 박사는 미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HIV가 정상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 정상세포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HIV의 증식을 막을 수 있는 단백질 5-헬릭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HIV가 정상세포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HIV 세포막이 정상세포막과 결합해야 하는데 5-헬릭스가 있으면 이러한 결합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5-헬릭스의 이같은 기능은 시험관 실험을 통해 확인되었으며 HIV의 일반적인 변종 모두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하고 앞으로 원숭이를 대상으로 동물실험이 실시될 것이라고 김 박사는 밝혔다.

김 박사는 이 단백질 분자가 매우 안정성이 있다는 사실은 밝혀졌으나 아직 동물실험을 해 보지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이 단백질이 독성이 있는지 또는 HIV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오랫동안 체내에 머무를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5-헬릭스는 박테리아에 있는 유전자를 조작해서 만들어졌으며 이러한 단백질은 합성하는데 비용이 적게 들고 일단 체내에 주입되면 잘 분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HIV가 정상세포와 결합할 때 고리같이 생긴 자체의 단백질 gp-41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gp-41에 알맞게 들어박혀 그 기능을 차단할 수 있는 모양을 갖도록 유전자를 배열시킨 DNA를 만들어 낸 다음 이 DNA를 박테리아에 주입, 박테리아로 하여금 합성단백질 5-헬릭스를 생산해 내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리머리스 제약회사가 5-헬릭스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T-20이라는 단백질 분자를 개발해 이미 임상실험을 진행중이나 T-20은 분자가 너무 커 경구투여가 어렵고 주사로만 혈관에 주입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5-헬릭스는 분자가 비교적 작아 알약으로 합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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