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국민銀 "몰라보게 세졌네"

중앙일보

입력

최근 2~3년간 침체 기미를 보이던 여자농구 전통의 명문 국민은행이 용틀임을 시작했다.

박현숙.조문주.이강희가 활약하던 1990년대 중반의 전성기만큼이나 매운 맛을 되찾았다.

국민은행은 1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금호생명과의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남자농구 못지않은 힘과 스피드로 시종 리드한 끝에 81 - 71로 쉽게 승리, 2연승하며 신세계와 공동선두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1쿼터 시작 후 7분 동안 금호생명을 2득점에 묶고 김지윤(20득점.8어시스트)의 속공과 김경희(29득점.사진)의 외곽슛으로 25 - 2까지 질주, 순식간에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지난 시즌까지 남자 프로농구 동양에서 사령탑을 맡았던 박광호 감독은 국민은행 특유의 근성에 조직력을 접목, 전혀 다른 팀 컬러를 만들어냈다.

국민은행의 정교한 지역전술에 금호생명 수비는 무용지물이 됐다.

경기를 주의깊게 지켜본 삼성생명의 유수종 감독은 "스피드가 놀라울 정도다. 작전 성공률도 여자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높다" 며 경계의 빛을 감추지않았다.

여름리그 우승팀 신세계의 이문규 감독 역시 "조직력이 몰라보게 강해졌다. 부분전술을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뛰는 양도 많아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다" 고 찬사를 보냈다.

박광호 감독은 남자팀이 즐겨 사용하는 2대2 지역돌파, 센터의 스크린을 이용한 외곽 공격으로 쉽게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량신(18득점)의 개인기에 의존한 금호생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플레이였다.

금호생명은 량신의 얼굴만 쳐다보다 경기를 끝냈다. 팀 플레이에 능한 량신이지만 무작정 뛰어다니기만 하는 동료들의 지원 없이 혼자 힘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금호생명은 4쿼터 1분여를 남기고 71 - 79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노련하게 볼을 컨트롤하며 코트를 수놓은 국민은행의 리더 김지윤을 따라잡지 못해 2패째를 당했다.

◇ 11일 전적(장충체)
국민은행 28 20 16 17 81
(2승)
금호생명 9 29 16 17 71
(2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