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헨슨 '3루수 혹은 쿼터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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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레즈가 드류 헨슨(20)의 마음잡기에 나섰다.

헨슨은 현재 마이너리그 유망주중 최고의 3루수로 꼽히는 선수. 지난 시즌 헨슨은 더블A 75경기 출장, 타율 .261 8홈런 48타점의 보잘 것 없는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이것은 그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기 때문.

헨슨은 고교 최고의 야구선수였다. 3년간 타점, 홈런, 득점 부문의 고교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을뿐더러, 졸업반이었던 98년에는 투수로 나서 14승1패 방어율 0.86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헨슨은 70야드의 패싱을 성공시키는 고교 최고의 쿼터백이기도 했다.

현재 헨슨은 풋볼 명문 미시건 대학의 주전 쿼터백이다. 미국 운동선수들에게 쿼터백이 주는 매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 게다가 헨슨은 풋볼 스카우트들이 이미 2002년 드래프트의 1순위 쿼터백으로 지목했을 정도로 실력도 뛰어나다. 때문에 그를 처음 지명했던 뉴욕 양키스는 데니 네이글 트레이드 때 그를 포기했다.

얼마전 헨슨은 올해 역시 신시내티의 마이너리거와 미시건대의 쿼터백을 동시에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시내티 관계자들의 속을 뒤집어 놓는 말이었다.

신시내티는 이번 스프링캠프에 헨슨을 초청한다. 대학 풋볼이 휴식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헨슨이 야구의 매력을 깨달아 전업야구선수의 길을 선택할지, 보 잭슨이나 디온 샌더스처럼 두가지를 병행할지, 아니면 쿼터백의 길을 걸을지에 따라 '뉴 레드 머신'을 꿈꾸는 신시내티의 운명은 달라질 것이다.

◆ 쿼터백이란

야구를 흔히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하지만 미식축구의 쿼터백은 투수와 포수의 역할을 모두 합쳐 놓은 것과 비슷하다. 야구에서 투수의 볼 배합은 주로 포수와 상의하에 조정된다.

미식축구에서 쿼터백도 통상 헤드코치와 공격코치로부터 작전을 지시받는다. 이번에 패싱을 할 것인지 러닝을 할 것인지 사전에 모든 것을 정해두고 라인에 선다는 것이다. 하지만 풋볼은 변수가 많은 운동이다. 상대편이 우리의 공격패턴을 예측하고 마지막에 수비 대형을 바꿨다면 짧은 순간에 다시 공격 패턴을 바꾸는 것도 쿼터백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시를 받고 안 받고를 떠나 풋볼에서 모든 공격이 쿼터백의 손끝에서 시작된다는 것은 떨처버릴 수 없는 유혹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따라 현장에서 최종적으로 작전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이 바로 쿼터백이다.

강한 리더쉽과 추진력을 가진 사람은 어디에서도 인정받는다. 스포츠에서 그런 역할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바로 미식축구의 쿼터백이다.

풋볼에서 쿼터백은 '게임의 지배자'와 같은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Joins 금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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