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소가 밝힌 '허수성 호가' 실태와 대책

중앙일보

입력

증권거래소는 11일 이른바 `허수성호가'에 대한특별감리를 실시해 문제가 발견된 회원증권사와 관련직원을 적발, 조치했다.

다음은 증권거래소가 이번 감리(지난해 9월부터 11월 거래대상)를 토대로 밝힌허수성호가의 실태와 대책, 투자자 유의사항이다.

◆허수성호가 실태 ▲일반적 형태= 90% 이상이 장중에 출회되며 대부분 3분 이내 취소된다. 주로데이트레이딩의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적출현황= 많은 경우 월 2천667건까지 적출됐다. 거래소의 지속적 단속과 계도 등에 따라 적출건수는 감소추세이다.

▲행위자= 소수의 거액투자자와 투자상담사이며 기관투자자는 거의 없다.

▲대상종목= 액면가 미만의 주식으로서 거래량이 많은 40종목이다. 종목은 경남에너지, 고합, 광주은행, 금양, 대림요업, 대성전선, 동국무역, 배명금속, 삼환기업, 새한, 새한미디어, 서통, 신동방, 신원, 신촌사료, 신호유화, 신호제지, 쌍용양회,영원무역, 외환은행, 유양정보, 이룸, 조흥은행, 중앙종금, 천지산업, 충남방적, 케디케이, 평화산업, 한국카본, 한국코아, 한빛은행, 한솔, 한솔전자, 한일이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전자, 혜인, 흥창, KEP전자.

▲규모= 십여만주에서 수백만주까지 다양하고 최대는 900만주이다. 100만주 단위는 많다.

▲제출가격대= 일반적으로 하한가 주변에 매수주문을 낸다. 전문 데이 트레이더의 경우 현시세 근접가격에도 대량의 허수성호가를 순차적으로 제출한다.

◆대표적인 허수성호가 6대 유형=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는 훨씬 대규모로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며 허수성호가 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형= 하한가 근접가격에 대량의 허수성호가를 제출해 매수호가 유인후 보유물량 매도, 매도 완료 즉시 매수호가 취소.

▲공격형= 대량의 허수성호가를 직전가 근접가격대에 단계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키면서 연속 제출해 추종 매수세 유인후, 매도목적을 달성하면 매수호가 잔량 전량동시취소(거액투자자와 투자상담사들이 애용) ▲종가관여형= 종가결정 동시호가시 대량의 허수성 매수호가로 유리한 종가형성을 유도한 후 시간외 매매 혹은 익일 시초가에 보유물량 매도.

▲공매도혼합형= 대량의 허수성매수호가를 제출해 시세상승을 유도한 후 공매도하고 그 직후 매수호가를 전량 취소해 시세하락을 유도한 후 저가에 공매도분 매수.

▲시세받치기형= 하한가 주변에 대량의 허수성매수호가를 제출한 후 취소하지않고 지속적으로 시세에 영향을 미치게 한다. 빈도는 많지 않다.

▲실제 적출사례 - 2천510원(직전가 2천830원)에 300만주 매수호가후 2천850원에 7만주 매도호가해 전량 체결즉시 매수호가 300만주 전량 취소.

- 전장 동시호가시에 3천원에 30만주 매수호가하고 동시에 3천580원에 1만주 매도호가 제출해 1만주가 매도되자 전장 동시 직후 허수성 매수호가 전량 취소.

- 접속매매시간 중 직전가에 근접한 가격대에 허수성 매수호가를 순차적으로 가격을 높여가며 12회 900만주 제출한 후 당초 매입가격보다 높은 가격대에 143만주 매도하고 그 직후 미체결된 매수호가는 동시에 전량 취소.

◆허수성호가의 문제점은 투자자들에게 그릇된 시황판단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매수호가 총잔량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일반투자자들이 쉽게 유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대상 5개지점의 허수성호가 과다제출 계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데이트레이딩 거래이며 사이버거래 비중이 절반수준이었다. 특히 이들이 허수성 호가를 제출해 거래한 77종목 가운데 63종목에서 수익이 났다.

수십만주에 천만주에 이르기까지 허수성호가가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현상의 반복으로 시장의 공신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대책= 증권거래소는 허수호가 행위자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거래법'에 불건전 호가행위자도 처벌할 수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총호가수량' 공개 등 허수성호가의 근본적 원인이 되는 현 시장제도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을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즉 허수성 호가 억제효과가 나름대로 입증된 특별감리를 정기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며 또한 현재 재구축 중에 있는 종합감리시스템에도 호가상황을 리얼타임으로자동분석해 즉시 조치.감리하도록 반영했다.

◆투자자 유의사항= 공개되는 총호가수량을 너무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매도보다는 매수 총호가잔량에 허수성호가가 많이 포함된다.

특히 다음의 경우 허수성호가 징후가 있는 종목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액면가 미만의 저가주중 최근들어 거래가 갑자기 폭증하는 경우
-가격변동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매수호가잔량이 급증하는 경우
-종가결정 동시호가시 매수호가잔량이 급증하는 경우
-전장동시호가 마감직전 매수호가 총잔량이 급감하는 경우(서울=연합뉴스) 이우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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