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자동차, 요즘 부쩍 눈에 띄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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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값싼 액화석유가스(LPG)를 쓴다는 경제성 때문에 장기 렌터카를 모는 개인들이 늘고 있다. 서울 광화문 KT금호렌터카 사옥 앞에 렌터카들이 주차된 모습. [사진 KT금호렌터카]

58 허 ○○○○.

 지난해 자영업자 신대환(42)씨가 마련한 그랜저HG300 프라임 차량의 번호판은 ‘허’ 자다. 신차지만 직접 구입하는 대신 3년 동안 장기렌트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장 4000만원의 목돈을 내기는 부담스럽고, 리스랑 비교했을 때 보험료·자동차세 등을 추가 납부하지 않아도 돼 인수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총 300만원 이상 저렴했기 때문이다. 장기렌트는 렌터카업체에서 2년 이상 계약을 하고 차량을 빌려 타는 시스템으로, 계약기간이 끝난 후에는 추가 비용을 내고 차량을 인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허’ 번호판 차량은 그동안 ‘빌린 차’라는 인식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컸지만 최근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전체 차량 등록대수 1800만 대 가운데 렌터카 비중은 28만 8000대로 약 1.8% 수준이었다. 2010년(25만7000대)에 비하면 10% 이상 늘어난 셈이다. 통상 렌터카를 이용해 왔던 법인고객뿐 아니라 개인 장기렌터카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이 같은 변화를 주도했다. AJ렌터카의 개인 장기렌터카 고객은 지난해 2010년에 비해 33% 증가했다. KT금호렌터카의 개인 장기렌터카 고객 비중 역시 2009년 1.5%에서 지난해 5%로 3배 이상 늘었다.

 장기렌터카는 우선 가솔린 차량만 가능한 ‘리스’와는 달리 소형차부터 대형세단까지 모두 LPG차량으로 대여가 가능해 유류비 절약이 가능하다. LPG의 가격이 휘발유의 약 55% 정도이기 때문이다. 경기도권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 LPG 차량을 이용해 하루에 왕복 100㎞, 연간 2만5000㎞를 운행하면 연비가 가솔린 차량보다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100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약정거리 초과 시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리스와 달리 무제한 주행이 가능하다. 리스 차량의 경우 보통 3년간 10만㎞의 주행거리를 초과할 경우 1㎞당 50~80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인은 ‘허’자 번호판 차량이 대기업 임원용으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KT금호렌터카 김지연 과장은 “장기렌터카 고객 가운데 ‘허’자 번호판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분들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매월 추가 관리비용이 ‘0원’인 것도 장점이다. 대부분 장기렌터카의 월 렌트 요금은 월 리스료와 달리 보험료·자동차세·정비 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대신 자기 소유의 차가 아닌 만큼 함부로 모는 운전자가 많아 사고발생 비율이 높다는 게 흠이다.

조혜경 기자

장기렌트와 리스

매달 돈을 내고 차량을 빌려쓰는 점은 같다. 차이는 우선 렌터카는 렌터카 업체가, 리스는 캐피탈 업체가 한다는 점이다. 또다른 점은 자동차세와 각종 정비 비용 같은 유지비 포함 여부다. 리스를 했다면 세금과 정비 비용은 대여자가 별도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렌터카 대여료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돼 있어 따로 낼 필요가 없다. 렌터카는 ‘허’자 번호판을 달지만 리스 차량은 일반번호판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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