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0세 최연소 고졸 검정고시 합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만 10세 어린이가 역대 최연소로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전 기록은 만 13세였다. 주인공은 경기도 구리에 사는 유승원(사진)군. 유군은 15일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유군의 합격은 아직 법적으로 최종확정된 것은 아니다. 중학교 입학(중입)·고등학교 입학(고입)·고등학교 졸업(고졸) 검정고시 중 유독 중입 검정고시에만 응시 연령 제한(만 12세)을 둔 각 시·도교육청의 규정 때문이다.

 유군의 어머니 육모(45)씨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합격 소식을 듣고 아들과 끌고안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2007년 남들보다 1년 빨리 초등학교에 입학한 유군은 2년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다. 그러다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동기들과 함께 학교에 다니고 싶어 지난해 중입 검정고시에 응시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나이가 어려 시험을 볼 수 없다고 했다.

 어머니 육씨는 “검정고시 응시자격에 나이제한을 두는 건 불공평하다”며 아들을 대신해 지난해 4월 대전지법에 응시제한 처분 취소 소송과 함께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유군은 지난해 5월 중입 검정고시에 응시해 합격했다. 이어 3개월 뒤인 8월에는 고입 검정고시, 이번에는 고졸 검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다.

 그사이 대전지법은 “학생의 개별적인 능력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응시연령 제한은 상위법에 근거가 없다”며 지난해 10월 유군의 손을 들어줬다. 유군은 오는 24일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2심에서 승소하더라도 교육청이 항소할 경우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1년 만에 3개의 검정고시를 통과한 유군의 공부법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과외는 하지 않았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누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어머니 육씨는 “되도록 아이가 하고싶은 것을 하도록 존중했다”고 말했다.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은 유군의 꿈은 의사가 되는 것이다.

이한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